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사렌즈 Oct 03. 2023

스스로 돌이켜 보면 매사가 모두 약과 침이 된다.

 유리에 붙어진 노란색 포스트잇 있다.  꾹꾹 눌러서 쓴 글자를 읽다 보니 눈물이 맺힌다. 유골함 옆에 보이는 사진 속에서 축구복을 입고 웃는 모습 남학생이다.아빠는 단 하루도 우리 아들을 잊고 살아간 적이 없었어. 읽으면서 4살 때 돌아가신 친정아빠가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또한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서  마음이 공감이 되어서 눈물이 났다.


 추모원에 올 때마다 시어머님을 보는 게 어렵다.  돌아가시기 직전 우리 부부는 자주 싸웠다. 그 당시 우리 부부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삶이 고단했다.  어머님이 계셔서도 싸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왜 그러지 못했을까? 갑자기 친정집에서 나와서 월세를 마련해야 했고 가겟세 등.. 나갈 돈이 많았다. 다행히도 장사는 잘 되었지만 우리 부부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대면 싸웠다. 그런 모습을 어머님께서 보시고 마음이 아파하셨다. 참 그때 몰랐다. 어머님께서 늘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다. 예고 없는 이별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시간이 돌이켜보니 그때 내 모습이 후회스럽고 어리석었다. 다시 똑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의 시간을 돌이켜보고 반성한다. 버릴 경험과 버릴 사람을 모든 것이 배움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의 모든 것들이 배움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삶은 여전히 힘들고 고달프다. 이쯤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지만, 다시 온갖 갈등이 다시 찾아오고 , 일상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겪어야 할 경험들이 찾아온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모든 것을 배울 기회로 삼아보고 진짜 배움을 찾는다.


오늘도 역시 내 모습을 되돌아본다.'어머님 죄송해요.. 9년 전 남편과 싸우지 않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로 약속했는데.. 여전히 싸우고 있어요. 아님 제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풀리지 않는 감정으로 남편에게 뭐라고 했어요.. 안 싸우려고 참다 보니 힘이 들어요. 이제는 안 싸우기 위해서 잘 싸우는 법을 배우는 중이에요. 그때그때 감정을 남기지 않고 흘러 보내는 연습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오늘보다 덜 싸우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해 볼게요. 어머님.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

오늘도 돌이켜보면서 약과 침이 되었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어리석은 행동이 되풀이 되지않도록 노력해본다.


© coltonsturgeon, 출처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문장연습]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