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시작한 걸까?' 방금 들었던 강의내용이 사라진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학창 시절부터 벽 쌓았던 공부를 갑자기 하려니 참 쉽지 않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건 거저먹으려고 하는 도둑놈 식보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24시간이 부족한 걸 사실이다. 초등학교 두아들 챙기고 집안일하면서 일까지 하니 숨이 차오른다. 그런 틈사이에 새벽 4시 45분 책을 펼쳤다. 귀에 팽창감이 와서 덜컥 겁이 났다. 6년 전 아팠던 전이 있어서다. 그날 천장과 바닥이 기울어져 찔끈 눈 감았다가 다시 떴지만 핑핑 돌아서 서있을 수 없었다. 아들 유치원 졸업식이었지만..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잠을 자고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지만 지탱할 수 없어서 벽을 잡고 일어 났었다. 어린 시절부터 크게 아파 본 적이 없어서 단 한 번도 '내가 아프다'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시간을 되돌리고 싶었고 그동안 건강을 챙기지 않았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아프고 나니 모든 것이 달라져 보였다. 걷는 것, 눕는 것, 양말 신는 것, 의자에 앉는 것 , 아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조차 기적이었다. 왜 그전에 알지 못했을까? 어느날 남편이 한 말이 위로가 되었다.
" 며칠 전 티브이에서 봤는데.
하루 이틀 건강 관리해서는 바로 건강해지지 않는데..
3년을 건강하기 위해서 3년이라는 시간 쌓고.
더 오래 건강하려면 많은 시간 쌓아야 한데."
듣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남은 삶은 건강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결심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에게 아침밥 해주기, 아이들 손잡고 학교 등교하기 , 설거지하기 , 그림 그리기, 여행 다니기 등...있었다. 이런 일상생활 되찾기 위해서 아파트 계단 손잡이 잡고 한 계단 씩 올라갔다.처음에는 중심이 잡아지지 않아서 휘청거렸지만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 올라갔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사랑하는 아이들 떠오르면서
'그래 한 계단 더 올라가 보자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22층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날 잊을수가 없다. 심장이 뛰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후 6년 시간나갔고 건강관리 하고 있으며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한 하루 보내고 있다.
밤은 항상 새벽보다 어둡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힘든 시간은 지나간다. 모든 것이 괜찮아진다. 태양은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날 것이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힘든 시간이 영원할 것 같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고통과 고통 사이 덜 아픈 시간도 있고,그동안 알지 못했던 감사한 시간이 발견이 된다. 시간의 틈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면서 어둠 속에서 다시 웃음이 피어났다. 어둠 속에 희망이라는 작은 불씨가 길을 밝힌다. 불빛으로 인해서 일상을 찾을 수 있다고 꿈꿨다. 만약에 그런 믿음이나 희망이 없었더라면 벌써 쓰러졌을 것이다. 외로움 속에서 고요 시간을 가지면서 심장은 단단해진다. 그런 시간으로 인해서 인생의 거친 파도 마주하는 할수 있는 마음의 크기도 자라나게 된다. 만약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식들이 나 자신을 키워온 게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