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뒤적이다 1년 전쯤 써놓고 발행하지 못한 글을 발견했다.
무슨 이유였던지.. 아마도 무척이나 바빴던 시기였던 것 같다. 발행도 못한채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나에게 이런 날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생소한 나의 하루 일과였다.
일로 바쁜 것만큼은 그 때 그대로지만, 그래도 요즘은 워라벨을 우선순위로, 오늘 일은 내일로 미루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한번 코로나에 걸려서 아픈 이후, 하루에 8시간 이상 안자면 너무 피곤하고 힘든 저질 체력이 된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는 건강이 최고라며, 이제 무리한 야근도, 새벽 기상도 도전하지 않는 “웰빙” 을 빙자한 무기력증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이하는 바야흐로 그 때의 발행하지 못했던 글. 존경하는 1년 전의 워킹맘님이 여기 계시는군.
최근 어떤 계기였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꿈꾸오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가는 수억대 연봉의 커리어 우먼이 되었다 한들, 늘 내 삶에 한 구석은 만족이 없었기에ㅡ
내가 원하는 와- 정말 멋지다 라는 삶은...
지금의 나 (커리어 + 육아) 플러스 매일 아침 6시 반 새벽예배/기도를 드리며, 아무리 바빠도 좋아하는 운동 및 체력 단련을 통해 건강해지는 것 이다.
감사하게도 많은 것을 노력해왔고 근접해가는 중이다.
가족/자녀와의 충분한 시간과 애착, 커리어 성취, 재정적 여유 및 노후 준비, 삼개국어 + 두가지 언어 추가 배우기, 독서, 신앙생활 등등
나에게 한가지 꿈이 있었다면, 모든 것이 다 내 원하는 대로 가능하다면 어떻게 살고 싶어? 라고 물었을 때의 그 하루를 실현해내고 싶었다.
아주 완벽하진 않아도 요즘이 그런 날 중의 하나였다.
06:30 새벽 예배
07:30-09:30 일
9:00-10:00 딸아이 밥 챙겨주고 함께 색칠공부 하며 놀고..(학교 안가는 날이었다)
10:00-12:30 미팅 4개 연속 회의 및 decision making/ 물론 모두 다 영어.
12:30-14:00 집 앞 수영장에서 수영 레슨 중인 아이를 지켜본 후, 목욕시키고 점심 먹기
14:00-14:30 식탁에서 일하면서 아이의 중국어 숙제 봐주기
14:30- 16:30 아빠가 딸아이 중국어 학원 드롭오프, 나는 폭풍 미팅 & 이메일 처리
간간히 집안일 세탁기에 빨래 넣고 와서 퀵 설거지. 십분이면 됨. 재택근무의 장점
16:30 아이의 귀가, 앞 동 친구네 플레이데이트 드롭오프 (이런 건 아빠가 하기 힘든게 워킹맘의 힘든 점인 듯)
17:00-18:50 중요한 문제 발생... 긴급 회의. 어드바이저
18:50 -19:30 딸 픽업 / 물풍선 놀이 해서 쫄딱 젖어온 딸 샤워 시키고 저녁 식사(배달) / 같이 또 좀 놀기
19:30- 22:30 회의 4개.... 내가 진행 안해도 되는 회의에는 잠시 카메라 가려놓고 십분 쯤 스트레칭/운동. 이메일 폭풍 처리
그 사이 딸 아이는 아빠와 취침.
22:30 씻고 잘 준비 & 11시 반 취침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남편님의 군데군데 서포트.
월세 관리하시며 (기약없는) 사업을 준비 중 이신 남편님이 내가 일하는 시간을 아이를 돌보아 주지만, 보다시피 엄마가 하는 일도 여전히 엄청 많다는 것이 불만임
심지어 프리스쿨 (8-3시) 가는 대부분의 날에는 더욱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시고 계시다.
나 때문에 회사도 그만 두었기에 불만을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좀 열받는 것 어쩔…
이렇게 보면 정말 쉴틈없이 시간을 잘 사용하고 숨이 턱까지 찰 때도 많은데…
문제는 아직도 더 밀어넣고 싶은 “중요한 일 - 체력 관리” 언어 배우기 등의 자기계발 시간 등이 있다는 것이다.
백프로 만족할 수 있는 하루는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일도 열심히 방향성을 가지고 달려보자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