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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May 30. 2022

내일부터 집이 아닌 회사로 출근한다  


2년 반 만의 오피스 방문이다.

출근이라고 말하기 어색하다. 일시적인 느낌이 좀더 강한  “방문” 이란 단어가 입에 더 착 붙는다.

내 포근한 보금자리 였던 홈오피스를 버려두고,

에어컨 바람 쌩쌩 나오는 차가운 오피스로 가야 한다니.

옛날엔 어떻게 회사에서 하루 종일 살다시피 일 했었는지 … 먼 옛날 이야기 같다.

버티고 버텼는데, 이제 정말 가야 한단다 .

하도 사람들이 안 나오니, 적어도 우리 팀은 0요일에는 다 모이자면서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다.

물론 절대로 강제는 아니다.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그리고 나는 말 그대로 정말 자율적으로 할 예정이지만, 내일은 일단 첫 시작이니 예의상 오피스에 꼭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회사의 리더로서, 먼저 오피스에 나가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말이다.

마음 한편에는, 내가 모범을 보이는 리더쉽 덕목은 flexibility & agility 라며 버티고 있었다.

나는 워킹맘이고, 꼭 오피스에 나가는 것만이 내 리더쉽을 증명해 보이는 길은 아니니까.


내 보스를 비롯해 여러 본사 리더들이 business trip을 시작하고

제대로 엔데믹 라이프의 본을 보여주면서 불안해졌다.

아 이제 출장이 시작되겠구나…

옛날 같으면 출장은…

비지니스 클래스를 타고 고급 호텔에서 고급 요리를 먹으며 비지니스를 논하는 지적인 빡센 휴가 같이 느껴졌는데.

지난 2년 간의 코로나는,,, “ 뭘 구지 만나서 이야기 하냐… ”는 효율성을 빙자한 귀차니즘을 극대화 시켰다.

 

벌써 내일부터 오피스 갈 생각에, 지난 며칠 간 뭘 입고 가야 하나 고민에 휩싸였다.

2년 전 입었던 내 오피스 룩이 아직도 맞는지 입어보고, 옷을 다리고 구두를 신어보고 수선했다.

일하는 데 하나도 도움이 안되. 비효율적여 - 라고 투덜거리는 중이다.


코로나 시대에도 살아남은 우리,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나 내일 살아남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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