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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쌍꺼풀 오이씨 Dec 03. 2020

품 안에서 아이들 키우기

힘든데요, 그래도 아이들 품안에서 키우고 싶어요.

 우리 둥이들은 조만간 한 손의 손가락을 꽉 채울만큼 저와 같이 지냈어요. 어린이집을 보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요. 이 부분에서는 아내와 제가 원하는 게 좀 달라요. 저는 어떻게든 안 보내고 싶은데, 아내는 (저희 부부는 프리랜서 맞벌이라 일정 조정이 가능해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른들만의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싶어해요. 여차저차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직전 글에서 저에 대해서 썼어요. 둥이 아빠고,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이 병은 아마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듯 싶다는 이야기를 썼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을 좀 더 제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저는 요즘 이 시기가 제일 싫어요. 싫다기 보다는 가장 가슴 시려요.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4학년 때인가 그 즈음 찬 바람이 사알 불기 시작할 때 (요맘때에요.)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니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엔 아무도 없었어요. 춥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에 들어가서 전기장판을 켠 다음, 이불처럼 돌돌말고 누워 있었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식구 중에 누군가가 올 때까지 계속 이러고 있어야지.' 하다가 잠이 들었어요. 한 동안 자고 눈을 떴는데, 창밖을 보니 어스름 어둠이 깔리고 있었어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 여전히 전 혼자 있었어요. 굉장히 쓸쓸하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날 그렇게 보내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그렇게 보냈어요. 쓸쓸하다는 느낌은 점점 더 마음 속에 무게를 더해갔고요. 


 저는 이 무거운 시간들을 아이들이 지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힘들었어서, 제가 너무 무서웠어서, 제가 너무 괴로웠어서요. 그래서 아이들을 좀 더 제 곁에 두고 싶어해요. 제가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우울하게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안 그래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엔 저는 아이가 되요. 아이처럼 생각하려고 하고, 아이처럼 말하려고 하고, 아이처럼 웃어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요. 나머지 시간이 힘겨워서 그렇지.......


 잠깐 다른 이야기 하자면,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힘든 분들이 계시겠죠? 그러면 가능하시다면 아이가 되어 보세요. 그러면 굉장히 즐겁고 좋아요. 하실 수 있어요. 심한 우울증가지고 있는 저도 하는데요. 하실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억지로 하면 아이도 알더라고요. 제가 불편하고 이상하게 느끼면 아이도 그만하라고 하더라고요. '아빠. 이상해요. 그만 하세요.' (^^;;;;;)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끄적였어요. 

 여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기쁘고 즐겁고 행복해요. 그리고 아이들은 우울증을 평생 모르고 지내면 더 좋겠다는 바램도 커요.

 그럼 다음에 또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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