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중에도 끊임없이 떠 오르는 분노의 상황들을 어찌하나.....
요즘 자투리 시간이 나면 최대한 하려고 하는 것 두 가지.
운동과 명상.
그 중 명상은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새벽에 시간이 나서 10분 명상에 들어갔다.
눈을 감자마자 떠 오르는 속상한 상황들. 소리들.
분노가 치솟는다.
나를 휘감아 던지는걸 느끼면서도 오히려 그 분노를 발판삼아 있지도 않았던
상황까지 생겨(만들어냈지싶다.) 더 분노했다.
그러다가 울리는 명상 종료 알람.
그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내가 왜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부러 분노하고 있지?
왜 내 소중한 감정을 분노에게 불쏘시개로 주고 있지?
다시 한발짝 떨어져서 가기로.
분노는 내 곁을 지나 어디론가 가고, 나는 다른 명상 속의 길로 걸어갔다.
새벽부터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다.
내가 명상하고 마음을 다스린다고 내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가, 소중한 나를 난폭한 감정에게 불쏘시개로 던져주는 것은 싫다.
삭힐 수 없는 분노의 불덩어리를 애착인형마냥 끌어안고 지내며
내 존재의 이유라고 울부짖었던 내 젊은 날을 위로한다.
그때는 어쩔수 없었다고, 상황이 마음이 어쩔수 없었다고.
평안을 갈망했지만, 분노가 나를 떠나면 죽을 것 같았던
나의 청청했던 날까지 기억 해 내는 지금 새벽.
무슨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명명을 해야 나의 시리고 쓰린 마음은 사그라질까?
아니면 그냥 떠나보내는 것이 맞을까?
좀 더 아름다운 날들을 마주해 살아가고 싶은 오늘이다.
아름다운 날들이 내 날들이 되어, 나의 아이들과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싶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아름다움을 품에 안고 지내는 날들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