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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으로 Jan 17. 2023

크리스마스를 위한 와인

겨울에는 이 와인을-1

와인의 최대 성수기는 언제일까?


개인적으로는 12월이 아닐까 싶다. 

봄에는 꽃이 예뻐서, 여름에는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니까, 가을은 그윽한 레드와 어울려서 등등 1년 4계절 모두 와인을 마셔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 있지만, 그들 중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라는 와인과 어울리는 빅 이벤트가 연달아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 마시면 좋을 와인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한다. 

반짝이는 트리와 화려한 오너먼트, 재즈 감성 넘치는 크리스마스 캐롤. 사랑하는 이들의 웃음과 맛있고 푸짐한 음식들. 그리고 찰랑이는 와인. 이처럼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을까.


크리스마스에는, 와인을 잘 모르고 평소 그다지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와인을 찾게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술이 약하거나 와인과 친하지 않았던 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크리스마스 감성을 더해주는 몇 가지 와인을 소개하려 한다.


제일 먼저 '글루바인(Gluhwein)'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독일에서 설탕, 꿀, 향신료 등을 넣어 따뜻하게 데워 먹는 레드와인을 일컫는데, 요즘은 우리나라 카페에서도 겨울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뱅쇼'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뱅쇼'는 프랑스에서 이 와인을 부르는 이름이다). 유럽에서는 추운 겨울이면 레드 와인에 오렌지 껍질, 레몬, 시나몬 스틱, 여러 향신료를 넣어 끓인 후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셨는데 그 역할면에서 우리나라 쌍화차와 비슷하다. 


그래서 글루바인은 12월 추운 날씨일 때 마셔야 제격인 시즌 와인이고, 그 중 독일 뉘른베르크 지역의 '산타 아니타 글루바인', '클리스트킨들 글루바인'은 크리스마스와 참 찰떡같이 잘 맞는다. 사실 대부분의 글루바인은 알코올 도수는 8-9% 사이이고, 당도, 산도, 타닌, 바디감 등은 엇비슷한데 유독 이 와인들을 콕 집어 추천하는 이유는 와인의 레이블 때문이다.


 '산타 아니타 글루바인' 의 레이블은 반짝이는 트리와 눈오는 밤의 마을 모습을 담고 있고 '클리스트킨들 글루바인'은 눈덮인 나무와 고성의 모습을 담고 있어 겨울+크리스마스의 감성을 마구 마구 자극한다. 게다가 이 와인들의 권장 음용 온도는 50-70도여서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따뜻한 레드 와인 한 잔. 생각만 해도 포근한 느낌이다.


혹시 달콤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어울리는 와인을 찾고 있다면 레이블이 예쁜 '크리스마스 아스티'와 포트나 마데이라 같은 주정강화 와인도 좋은 조합이다.

 '크리스마스 아스티'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모스카토'품종으로 만든 와인으로 부드러운 약한 기포가 있어 상큼함을 더해주며 알코올 도수도 4-6%로 낮아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와인 역시 오직 '크리스마스'를 위한 것이다. 레이블 한쪽에는 크게 'CHRISTMAS'라고 써 있고 그 옆으로 눈덮인 마을 풍경이 그려져 있어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이 와인만으로도 충분히 달콤한 크리스마스 식탁을 꾸밀 수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올려주는 레이블들이다. 

   

 그 다음으로 소개할 와인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도 그 병 모양만으로 크리스마스 와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챌 만큼, 오직 '크리스마스'를 위한 와인. 바로 '모젤 크리스마스 와인'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병은 버리기 아까울만큼 예쁘고 특별해서 와인을 다 마신 후에는 안에 꼬마 전구를 넣어 멋진 조명으로 종종 활용된다. 모젤 크리스마스 와인은 리슬링, 로제, 돈펠더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슬링은 리슬링 100%, 로제는 슈페터부르군더(독일의 피노누아), 돈펠더는 독일의 레드 품종인 돈펠더 100% 로 만들어진다. 알코올 도수는 리슬링이 9.5%, 로제와 돈펠더는 11.5%로 중간 알코올 수준 정도이니 병이 예쁘다고 주스처럼 여기고 막 들이키지 않을 것을 살며시 추천한다. 맛은 호불호가 있고 와인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살짝 단맛이 도는 리슬링이 제일 낫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 와인은 입보다 눈으로 보는 맛이 더 좋으므로 구입시 참고하길.

                                                               

모젤 크리스마스 와인


이렇게 외관만으로 '크리스마스 와인'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와인들도 좋지만 연인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로제 와인을 추천한다. 

멈 로제 와인. 장미빛이 매력적이다. 

로제 와인은 드라이부터 스위트까지 입맛에 맞게 당도를 선택할 수 있고, 핑크빛한 와인색이 로맨틱함을 더해주어 이날에 딱 맞게 사랑스럽다. 

로제 와인은 일반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 등 종류가 다양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으며 가격대도 저렴한 것부터 고가까지 선택권이 넓어 각자의 상황에 맞게 구입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크리스마스를 위한 로제 와인을 고민한다면 병에 강렬한 붉은 띠가 음각으로 새겨진 '멈 로제 샴페인'도 고려해볼 만 하다. 와인의 핑크색과 붉은 띠가 어우러져 크리스마스와 로맨틱함을 모두 담고 있는 병 디자인도 이 날의 식탁에 잘 어울린다. 


이날을 위해 주정강화 와인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주정강화 와인은 포르투갈 포트와 마데이라, 스페인의 셰리가 대표적인데 와인에 브랜디 같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정을 첨가하여 만든 와인을 일컫는다. 레드 와인 중 도수가 높다 싶은 것도 최대 16%정도인데 주정강화 와인은 대략 18-20% 정도여서  꽤 알코올 도수가 높다. 술에 약한 이들이 달달하다고 홀짝 홀짝 마셨다가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숙취와 함께 보낼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주정강화 와인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려면 몇 페이지를 채우고도 넘치니 여기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즐기기 좋은 와인 중심으로만 설명하려 한다. 

 드라이한 주정강화 와인도 있지만 대체로 달콤하다보니 디저트나 식전주로 널리 쓰인다. 와인과 음식을 맞출 때 기본 중 하나는 당도와 당도의 수준을 맞추는 것이다. 주정강화 와인 특유의 달콤함이 케이크의 당도와 풍미를 돋우어 주고 황금빛 와인이 파티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므로 한 번 시도해볼만한 조합이다. 자신에게 맞는 당도의 와인을 선택하면 더욱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위해 준비한 케이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크리마스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할 때 가장 빛난다. 그 찬란한 순간에 그날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은 와인으로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를. 크리마스의 마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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