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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Aug 04. 2023

팀장직을 내려놓으며 확실해진 것

가끔은 튀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은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때론 앞서서 고양감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때론 깊은 생각에 빠져 신중하고 보수적인 판단을 좋아한다. 모든 건 나와 내 주변 안위를 위한 것이다.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하다. 머릿속은 항상 거친 파도가 치며 회오리가 몰아친다. 하지만 3자의 시선엔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하고 아늑한 호수다. 풍파가 없음에 시기질투가 나겠지만 결코 물장구를 칠 수 없다.


분위기를 무너트리지 않는 선을 잡는 사람. 사람에서 사람으로 연결하여 흐름을 유지하는 사람. 억지로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사람.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그리고 겪지 않은 미래의 나까지 모든 삶과 관계에서 균형과 조화를 최상의 가치로 둔다. 이어주는 자.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리더다.


그러나 2023년 8월 1일, 나는 새로운 회사로 이직과 함께 팀장직을 내려놓았다.


목표로 두었던 리더와 현실의 나는 너무도 큰 차이였다. 이상은 높은데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못했다. 부족했고 벽은 견고했다. 내 몸은 아직 팀장을 받아들이기엔 연약했다. 스트레스 관리도 못해서 병이 들만큼 멘탈도 나약했고 건강하지 못했다.


팀장직을 유지하면서 단련할 수도 있지만 그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며 좀먹고 크겠단 것으로 혜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변 상처 없이 좀 더 이상과 목표에 가까운 팀장이 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 현실적으로 달콤한 제안도 있었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배울 수 있는 사람 곁에서 천천히 팀장이 되기 위한 수행을 하려 한다. 팀장에 어울리는 태도를 익히려 한다. 연차도 나이도 그렇게 무르익어 가려한다. 사회가 납득할 수 있을 모습을 갖추려고 한다. 그렇기에 난 더 배우려고 한다.


돈을 잘 벌고 싶다.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 내겐 돈도 감투도 중요하다. 허나 과정 없인 이룰 수 없는 결과일 뿐이다.


결과를 내기 위해 채워나가는 것. 결과를 내기 위해 잠시 뒤로 물러나 삐뚤어진 것을 다시 정리 정돈하는 것. 그렇게 무너지지 않는 탑을 쌓는 것. 배움이 주는 성취감. 드디어 내가 원하는 성취감이란 녀석의 낯짝을 알았다.


이제야 알았다. 나의 모티베이션의 실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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