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갑자기 브런치 알림이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조회수 1000을 돌파했습니다, 로 시작한 알림은 2000, 3000, 1000을 넘어 종내에는 3만까지 그 수를 갱신하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허둥지둥 검색해 보았더니, 다음 메인에 내 글이 올라가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을 검색해 메인에 들어가 떨리는 마음으로 한 섹션씩 넘기자, 홈&쿠킹의 최상단에 내 글이 보였다.
내가 썼지만… 저 진료의뢰서와 함께 보니 너무나도 자극적인… 의도치 않았지만, 상당히 자극적인 게시글이었다. 처음 발견했을 때 이미 1만 명 정도가 읽은 상태였다. 오해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큰 병은 아니었는데….
그때부터 급하게 다음 편을 써 며칠 뒤 업로드했다. 그것을 업로드했을 무렵, 조회수는 3만을 넘어갔고 내 글은 인기 BEST 7에 남아 계속 조금씩 유입을 만들고 있었다.
그 무렵 코로나에 확진되고, 배탈이 심했고, 허리 상태도 좋지 않아 정신적으로 몰려 있었다. 그런데 다음 메인에 걸린 내 진료의뢰서(!)를 본 순간, 기뻐서 커피를 마신 것처럼 각성되었다.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어준다는 건 기쁜 일이다. 어떤 글을 쓰더라도 그렇다.
요즘 세상엔 읽을거리가 많고 글보다 재미있는 매체란 널리고 널려서, 어지간히 읽을 만한 글이 아니면 시간을 할애해주지 않으니까. 3만 명의 시간을 쪼금씩 빼앗아서 내 글을 읽혔다고 생각하면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좀 힘이 생겼다.
또 한편으로는 세상에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에 비하면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데, 유난 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글을 올리는 순간까지도 그랬고, 지금도 좀 창피하다. 난 엄살이 심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광의로 따지면 섬유근육통도 구조적으로 이상이 없는데 통증을 지나치게 느끼는 것 아닌가.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예민하고 나약해서 남들 같으면 우습게 넘겨버릴 일도 오랫동안 곱씹고 힘들어한다.
그런 와중에 어제 쓴 글이 다시 다음 메인에 올라갔다. 이번에 좀 구석에 있어서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저번만큼 조회수가 엄청나지도 않았다. 그래도 1000명이 내 글을 읽었다.
난 브런치로 뭘 하고 싶은 걸까. 내가 아픈 얘기를 여기에 쓰고 써서 사람들에게 읽혀서 결국엔 뭘 얻고 싶은 걸까. 잘 모르겠다. 이건 애인이 아주 안 좋아하는 내 말버릇이다. 그런데도 정말로 잘 모르겠다. 항상 잘 모르면서 쓰는 것 같다. 쓰고 나면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 아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