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isummersea Mar 08. 2023

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안녕?

추은 겨울, 바람의 도시라 불리는 시카고에서 학회가 열렸다.

5일 동안 매일 같이 학회장에 출석 체크를 하며 2 만보 넘게 돌아다녔다.

5일 동안 커피를 매일 같이 마시며 가끔 맥주도 한 잔 가볍게 마셨다.

학회 이후 시카고를 조금 즐겨보고자 2박 3일 휴가를 사용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신나게 놀 것 같아 '혹시나'하는 마음에 챙겨 온 임신 테스트기를 아침에 사용했다.

당연히 한 줄이 떴다. '역시'라는 생각과 다시 포장지에 넣으려는 순간 보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두줄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며 내가 마신 커피와 맥주들이 스쳐 지나갔다. '젠장'.

그래도 남편을 놀라게 하고자 테스트기를 화장실 세면대 위에 올려두고 그가 화장실 가기만을 기다렸다.

화장실에 들어간 남편의 첫마디는

"왜 여기서 테스트를 했어???"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시 들리는 목소리

".... 어????????? 이거 뭐야?? 두줄나왔어. 두 줄이라고!!!"

걱정반 설렘 반으로 서로 무슨 일이냐 이야기를 나누며 축하를 했다.

혹시 몰라 다음 날, 그리고 그 다음 날 얼리 임신 테스트기를 구매하여 테스트를 했다.

디지털 문자의 'Pregnant'와 양성을 표현하는 '+' 표시를 확인했다.

드디어 우리한테 왔구나 너 :)


20221217


매거진의 이전글 임신 테스트기 노예는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