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g Jun 23. 2022

3月_1interview

3월의 일반인_사역자 준태님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타인의 습관, 취향 등에 대해선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여기,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1interview의 세 번째 주인공 ‘준태’님이다. 질문 대부분에 ‘잘 모르겠다’라고 답한 그는, 잘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던가. 밝고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하기에 천 리 길도 금방 다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대한 한 걸음을 함께 내디뎌준 준태님에게 감사하며 세 번째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k-




1.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질문지를 미리 받아 작성했었지만,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새롭게 적고 있다. (웃음)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평일에는 공부하는 학생으로, 주말에는 사역자(교회 내에서 말씀을 전하는 전도사)로 지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공부에 큰 흥미가 없어 ‘내 인생에 대학은 없다’라고 생각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내 인생에 대학원은 없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분(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신 덕에 대학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학업 외에도 주일학교 ‘사역’을 맡게 되어 아이들을 섬기는 보람찬 일을 하고 있으며,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달리기 또는 크로스핏을 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바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최대한 열심히 하려 노력 중이다.


2. 준태님의 ‘요즘’에는 행동이 많이 보인다. 최근 느낀 감정이나 기분, 생각은?

‘無’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울뿐더러, 깊게 생각해봐도 마땅히 떠오르지도 않는다. 이 질문과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뒤 스트레스 지수가 ‘0’으로 나온 적이 있다. 0의 의미는 두 가지로, 첫 번째는 정말 스트레스가 없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무기력이라고 했다. 스스로가 무기력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무던한 편인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이런 질문이 주어졌을 때마다 명확하게 답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까?(웃음)


3. 사역자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지?

사역자의 길이 아니었다면 ‘운동선수’로서 인터뷰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책상에 앉아 학업에 전념하는 것보다 몸을 쓰는 일이 더 잘 맞기도 하고, 실제로 고등학생 때부터 군 입대 전까지 ‘격투기’를 했었다. 시합에 나가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고, 운동을 배우는 중에는 온 신경이 경기에 집중돼 신앙에 신경을 못 쓸 정도였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들이 만류하지 않았나 싶다. 후회는 없다. 취미로 여전히 운동을 하고 있으니까!


4.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서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처럼 깊은 대답을 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인터뷰를 신청하게 된 계기도 나 자신과 더 친밀해지고, 나에 대해서 더 알아가길 원하는 마음이었다.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도 다 알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발견하고 마주할 무궁무진한 내가 있기에 기대가 된다.


5. 자신을 해시태그로 표현한다면?

#운동 #어린이 좋아해 #여자 친구 X #아메리카노 #바다 좋아 #능구렁이 #소수의 친구들 #주변 영향을 많이 받아


6. 힘들 때 가장 의지하는 단어나 문장은 어떤 것이 있는지?

성경 말씀과 나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 두 가지가 있다. 먼저는 민수기 18장 20절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 기업도 없겠고 그들 중에 아무 분깃도 없을 것이나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라는 말씀이다. 선교사(타국 또는 국내에 말씀을 전하는 사람)의 비전을 품고 달려가는 중이지만, 때때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게 주셨던 이 말씀을 묵상하곤 한다. 두 번째는 “별 거 없네, 별 거 없다.”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진행 중에 이 말을 새긴다. 그러고 나면, 정말 별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서 동시에 내가 강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7. ‘두려움 극복’에 대한 의지가 큰 것 같다.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난함’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가난함은 가장 두려운 문제이자 걱정거리인 것 같다. 어렸을 적, 물질적으로 부유하지 못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생 남자애라면 한 번쯤은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런 소소한 점들이 마음 깊은 곳에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망의 화살이 가족에게 향하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만약 가정환경이 부유했다면 가족 모두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한다. 이런 점에서는 감사함도 느끼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렵다.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할 테고, 사역자로서도 물질은 중요한 부분이니까. 종종 친한 친구들, 또는 다른 사역자들과 내가 처한 상황을 비교하며 씁쓸해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안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많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웃음)


8.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남기고 싶은 말은?

별것 아닌 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엄마 아빠! 늘 말씀드리지만 저의 부모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드려요. 늘 더 못해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누구보다 많이 받고 누구보다 많이 누렸습니다. 누구보다 가정을 위해 희생해주신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표현하지 못해서, 또 갚아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그리고 누나!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맙고, 결혼해서 예쁜 아이 낳고 오순도순 예쁘게 잘 살아! 사랑하는 우리 가족! 나의 끝으로 인해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해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딱 하루만 슬퍼하고 그리워해 달라고, 저도 그래 주시길 바라요. 딱 하루 정도만 슬퍼하고 그리워해 주세요. 너무 많이 아파하지 마세요. 사랑합니다.


9. ‘1interview’를 진행한 후 소감은?

처음 ‘1interview’ 알게 되었을 때는, ‘오! 조교쌤(기획자는 과거에 대학교 조교였다.) 재밌는 거 하시네? 나도 해볼까?’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인터뷰에 답하면서 요즘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나 자신이 조금은 특별해진 느낌을 받아서 더 좋았다. 위 질문에 답했던 것처럼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야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어떤 나를 발견하고 마주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좋은 기회를 주신 조교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2月_1interview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