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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탕 Apr 06. 2021

전화로 병원 진료하는 영국

내가 경험한 영국의 병원 시스템

영국에 온 지 1년 남짓,

원래부터 워낙 건강한 몸이라 전혀 병원에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응급 처치(?) 덕에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경험하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모든 병원에서 국민 보험률을 적용받을 수 있지만 영국의 경우 시스템이 조금 다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NHS , 일반 GP는 진료비가 완전히 무료이며, 개인의 부담금이 현저히 적다.

처방전을 받게 될 경우, 처방받은 약의 종류별로 9파운드 정도의 자가 부담금이 발생 하지만, 그 외의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복지의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경험을 해보니, 현실은 정말 달랐다...


GP는 말 그대로 General practitioners 일반의, 즉 전문의가 아니다.

물론 의사이니 만큼 두루두루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겠지만, 깊게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피부병이 있어서 방문을 한다고 쳐도,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니, 환자들을 볼 때 하나하나 증상들을 들어보고 NHS사이트에서 찾아 진단을 내리고 약을 처방해 준다던지 하는 식이다.

영국의 의사들도 자주 이용하는 NHS 사이트... 요 NHS 사이트를 들어가면 온갖 질병들을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진을 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도 같고, 전문의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으려고 해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환자 쪽에서 꽤 강력히 어필을 해야 늦게나마 검사를 해 주는 것 같다.

(보통 전문의를 만나려면 2-3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GP를 만나려면 보통 1-2일 정도 소요가 되기 때문에, 아주 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웨이팅 타임이 그렇게까지 길지는 않다는 게 개인적인 소감이다.


최근에 피부염 때문에 너무 괴로워서 GP 예약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의사가 부족하여 거의 모든 진료가 전화 진료로 바뀌었다며 의사가 내게 전화를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보지 않고 진단한다니, 조금은 불안했지만 급한 내가 용인하고 넘어가야지 수화기 넘어 나의 음성만으로 수많은 피부염 종류  진단을 해주었다.


솔직히 의사가 문제의 부위를 본 것도 아니고, 내 고만고만한 영어 실력으로 나의 증상이 잘 전달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급했기 때문에(너무나 가려웠음) 의사의 전화 진단을 신뢰하고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가까운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낼 테니 약을 픽업하라는 것이었다.


그날은 약국이 문을 벌써 닫은 후였기 때문에 그다음 날 아침에 약을 받으러 약국에 갔는데 웬걸, 작은 연고 하나랑 약 하나를 처방해 준 것으로 생각했는데, 약봉투가 아주 푸짐했다.


두둑한 약봉투



석달치를  번에 처방해준 모양이었다..

약간의 의구심은 있었으나 너무 급한 마음에 생각할 겨를 없이 쓰기 시작했는데, 일주일 정도 있자 다행히 증상이 완화되었다.


약을 너무 풍족하게 처방을 해 줘서 그런가, 다 낫고 나서도, 아직도 뜯지 않은 연고가 몇 개나 남았다.

영국 의사들이 약 처방에 후한가 싶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나의 첫 GP진료는 전화로 시작해 전화로 끝이 났다.

앞으로도 별로 갈 일이 없길 진심으로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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