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운 날에도 손과 발이 시려요. 손이 왜 이렇게 차갑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신경 쓰이고, 혹시 무슨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걱정이 돼요.”
얼마 전 한의원을 찾은 환자분은 손발 시림 증상을 호소했다. 환자분은 최근에는 소화도 잘 안되고, 입 냄새도 심해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검사는 물론 혈액검사와 치과검진 등 각종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답답하다고 했다.
한의원을 찾는 분들 가운데에는 위의 환자분처럼 손발 시림 증상,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수족냉증, 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
수족냉증은 기온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시시때때로 손과 발에 냉기가 느껴지는 질환이다. 대부분 전신에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한다. 단순히 손과 발의 문제가 아니라 혈액순환이나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과로, 심지어 위장의 컨디션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수족냉증은 특히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 호르몬과 생리로 인한 빈혈 등으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기 때문이다. 사춘기나 갱년기, 출산 후 산모 등에서 많이 발생하고, 대개 추운 계절에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여름에도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수족냉증과 함께 만성 소화불량, 입 냄새 등 증상 동반된다면
수족냉증이 나타나는 이유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내시경이나 다른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 만성 소화불량과 수족냉증, 입 냄새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한의원에서는 그 원인을 ‘담적’으로 보고 있다. 담적은 원래 한의학에서 ‘적취’의 개념으로 쓰이던 용어인데, 근래에 위장 질환뿐만 아니라 두통, 어지럼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소개되고 있다.
수많은 음식물들을 그때그때 처리해야 하는 위가 제 기능을 못해 미처 음식물을 다 소화하지 못하면 소화불량과 더부룩함, 위경련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위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남는 일이 반복될 경우 담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담적,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며 다양한 증상 유발
담적은 위장 안에 깔끔하게 소화되지 못한 찌꺼기를 만들어내고, 이 찌꺼기가 위와 장의 점막을 손상시키며 위장에 쌓여 붓고 굳어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담적은 신체 중 어느 기관으로 유입되는가에 따라 전신에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목안 이물감, 입 냄새, 복통, 변비, 설사 등의 위장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담적이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 두통, 어지럼증, 수족냉증, 불면증, 우울증, 만성피로 증상,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부정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족냉증을 앓고 있다면, 먼저 위장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위는 제 2의 심장이라 불리울 만큼 중요한 기관이다. 음식물의 소화는 물론, 소화과정을 통해 우리 몸을 지탱하는 양질의 영양소를 공급하고, 음식과 입을 통해 유입된 유해물질들을 걸러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위장 기능 좋아지면 수족냉증 증상도 완화될 수 있어
담적이 생기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식습관과 관계가 깊다. 과식과 폭식, 밤늦게 먹는 야식뿐만 아니라 빨리빨리 먹는 습관까지 더해져 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수족냉증과 같은 질환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수다. 위 건강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개선돼야 될 것이 식습관이다. 식습관 개선을 통해 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한, 무엇보다 담적이 의심되는 질환들을 앓고 있다면, 담적 개선에 노하우가 있는 한의원을 찾아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부터 한의학적으로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손 발 끝의 저림이나 시림의 문제는 위장과 속이 찬데 있다고 보았다. 위장 기능의 개선을 통해 수족냉증도 개선될 수 있다. 한의원에서는 위장과 전신에 퍼져 있는 위장기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한약의 처방과 함께 침 치료, 약침 치료, 온열 요법 등을 병행, 담적을 제거하고 수족냉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