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랑새의숲 Oct 20. 2024

문득 느낀, 사랑.

앞집에서 선물이 왔다. 언뜻 봐도 꽤 비싸고.. 정성 들인 선물들이라 의아했는데 웬걸 봤더니, 내가 사랑해서 돌봤던 앞집 고양이 미유를 맨 먼저 구조하고 키웠던 일본 분이셨다.

그 미유를 예뻐하고 마지막까지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내게 고급진 선물을 보내왔다.

나는 정말로.. 미유라는 고양이를 많이 사랑했던 것 같다.

나는 원래 고양이는 무서워하고, 강아지를 좋아했었는데

미유를 만나고서는 내가 힘들 때마다 저 고양이가 내 곁에서 뭔가 무심하지만 깊은 눈빛으로 위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힘들 때, 맥주를 한 캔 마당에서 따먹으면

네 마음 다 안다..라는 느낌으로 항상 곁에 있어줬다.

우스운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미유 때문에 작년 오천만 원이 넘는 썬룸 공사를 맘먹고 시작했다....


사실... 내게 돈은 상관없었다. 그저 추운 겨울 고양이가 뜨뜻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그만큼  그전 해에 미유에게 그런 따뜻한 베란다 공간을 제공할 수 없는 것에 너무 미안함을 느꼈었다..


그 추웠던 겨울, 썬룸 베란다라도 있었더라면 미유가 덜 힘들었을까..라는 애잔한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그 다음 해, 불법일지 모르는, 아니 오천만 원이 넘는다는 가성비 별로인 공사를 진행시켰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자기를 좋아하고 아끼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나는 미유를 좋아하고 사랑했고,

미유도 나를 좋아했던 것 같다...

미유 덕분에 내가 고양이들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은 다른 고양이들이 와서 밥을 먹지만..

오늘따라 미유의 그 깊은 눈빛이.. 보고 싶다.

마음이 깊게 그 힘들었던 어느 날, 나는 네 마음 다 안다며 위로하던 것 같은 내 곁에 말없이 꼬리 흔들며 머물던 그 깊은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책, 나의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