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한 칼럼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그랬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뒤돌아보지 마세요 정말로 뒤돌아 보고 싶다면 터널을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돌아서서 보세요 치히로가 마침내 부모와 함께 새로운 삶의 단계로 발을 디딜 수 있었던 것은 터널을 통과한 뒤에야 표정 없는 얼굴로 그렇게 뒤돌아본 이후가 아니었던가요
-이동진(영화평론가) 칼럼中-
뒤돌아보지 말아야 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했다 그 생각들은 나를 절망에 늪에 빠뜨리기 때문에. 이 시련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그냥 지나가야 했다 그래서 글도 쓰다가 쓰지 않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뒤돌아봐야 한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과거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동안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러 왔던 후회와 아픔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뒤돌아보지 말아야 했다
"절대 뒤돌아보면 안돼, 터널을 다 빠져나갈때까지"
-샌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돼지가 된 부모를 구출해 돌아가던 소녀 치히로는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통로에 놓은 터널을 지나는 동안 결코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말을 듣는다 아마 하쿠가 그런 말을 한 이유도 '시련(터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뒤돌아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엄마가 예전에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지금 너무 힘들지만 언젠가 이 순간을 웃으며 회상하게 될 날이 올 거야
'정말 그런 날이 나에게 올까?' 그때는 엄마말을 듣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과거를 조금씩 돌아보기 시작한 것은 터널(시련)을 거의 통과할 쯤이었다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 그렇게 가슴이 아프지는 않다 조금 떨어져서 덤덤하게 바라볼 정도까지 온 것 같다
만약 지금 당신이 터널(시련)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면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파하지도 않고 그냥 덤덤히 지나가야 한다 그렇게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터널을 통과한 당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