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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돌이 Feb 15. 2022

임신 중기 진입

회사 일과 여러 가지 일들로 정신없이 연말연초를 보내고 나니 벌써 1월 중순이 되어 있었다.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지만 겨울이다 보니 밖에서 보기에 그렇게 임산부 같지는 않다. 몸무게는 평소보다 2~3kg 정도 늘어나 있는 상태였다. 


초기가 지나서 그런 건지 재택근무를 해서 그런 건지 몸이 피로한 느낌도 많이 줄어들었다. 먹는 것에는 변함없이 어려움이 없어서 먹고 싶은 것을 골고루 맘껏 먹으면서 지냈다. 회사에서는 한 달 뒤로 다가온 부서 이동때문에 이것저것 정신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인수인계를 진행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일이 분주한 것이 오히려 즐거웠다. 잡생각이 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계속 임신을 위해 노력했었던 지난 몇 개월과 비교하면 요즘 정말 안정되고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 이전에는 매 달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서야 했고, 임신과 출산 시기를 생각하면서 늘 커리어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일의 순서와 일정이 대략 정해졌고, 나는 지금 해야 하는 정해진 과업만 하면 되는 상태다. 임신 중이니 건강을 유지하고 잘 지내는 것, 출산휴가 전까지 주어진 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인수인계를 마치는 것. 이것 이외의 걱정과 고민들은 모두 뒤로 미뤄놓았다. 이렇게 정해져 있으니 생각이 많아지지도 않고, 스트레스도 적다. 


아직은 몸이 많이 힘들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다. 정말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엄마를 닮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엄마는 출산도 큰 문제없이 해냈다고 하니 나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해 4주 만에 병원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연차를 내고 혼자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나가서 혼밥도 하고 커피도 마셨다. 한가로운 평일의 공기가 너무 평화로웠다. 주치의 선생님의 급작스러운 수술 일정으로 진료가 미뤄졌지만 앞뒤로 아무 일정도 없었기에 오히려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가 없는 시기였다면 이렇게 이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았을 텐데. 일상의 자유가 이렇게 마음을 편하게 하다니!! 


피검사로 기형아 검사를 진행하고, 이번에는 정밀 초음파가 아닌 일반 초음파로 아기를 보았다. 아기는 너무나 선명하게 자신이 아들임을 알려주었다!! 꿀렁꿀렁 뱃속에서 움직이기도 하고, 초음파가 맘에 안 들었는지 갑자기 뒤로 홱 돌아눕기도 했다. 뱃속의 공간은 이제 아기에게 조금 좁아 보이기도 했다. 그 안에서 이렇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니... 평소에는 아무 기척도 느낄 수 없는데! 자신만의 세계에서 혼자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그리고 아무 이상도 없다는 말씀에 안도했다. 


힘든 점은 없는지 물어보셔서 딱히 없다고, 아기가 잘 있는지 걱정되기만 한다고 말씀드렸다. 입덧이나 가려움 등 임산부들이 잘 겪는 어려움들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나의 체질도 고맙고, 여러 배려를 해주시는 주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늘 감사한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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