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셨던 아버지를 위해 엄마가 막걸리를 자주 담그셨다. 쌀이 귀하던 시절이라 막걸리 담그시던 엄마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고슬고슬 지은 고두밥을 덕석에 널어 식히는 틈에 몰래몰래 집어먹었다. 그때 그 맛이란..., 생각만으로 침이 고인다. 고두밥에 누룩가루가 섞이는 순간은 엄청 슬펐다.
술을 담고 한 이틀 지나면 머리맡에 놓인 술항아리에서 '뽁 뽁 뽀골뽀골 '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잠결에 듣는술 익는 소리는 참 정겨웠다. 술 익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고 이윽고 방안에 술향이 가득 차면 완성된 거다. 이제 체에 걸러 마시면 된다. 막걸리 거르는 담당은 항상 나였다. 아버지는 내가 내린 술이 가장 맛있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술맛을 알았던 거다.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막걸리 빚기에 도전해본다.
[재료] 쌀 1Kg, 누룩 250g, 생수 1.5L
누룩 법제와 쌀 불리기
누룩을 골고루 펴서 햇볕과 바람에 말리고, 쌀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 하룻밤 불린다.
고두밥 짓고 유리병 소독
찜기에 불린 쌀을 펼쳐 담고 고두밥을 짓는다. 물을 적게(1~1.5Cm) 붓고 전기밥솥에 지어도 된다. 고두밥을 식힌다. 밥이 식는 동안 유리병을 소독한다.
누룩과 꼬두밥에 물 붓고 섞기
한나절 법제한 누룩을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생수를 부어가며 조물조물 풀어준다. 이어식힌 고두밥을누룩과 잘 섞어준다. 다음 유리병 입구를 깨끗한 면포로 덮고 뚜껑을 살포시 얹어둔다. 21-25도를 유지하면서 술이 익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