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JU Jan 02. 2020

영어 공화국.

맘까페, 맘스스테이션. 도대체 그놈의 맘맘 소리. 


아무리 보아도 영 껄끄러운게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매끄럽게 넘어가지질 않는다. 어느 샌가 우리나라는 노키즈 존, 노스모킹 존처럼 영어로 의미를 들어내는 표지판들이 가득하다. 인사동에 가면 평소에 영어로 접하던 브랜드로고가 한글간판으로 표기되어 생소하고 재미있는 요소로 느껴지지만 여기저기 난무하고 있는 저 영 단어 한글표시는 도대체 이 곳이 서울인지 외국 한인타운인지 알 수가 없다. 


신도시에 가면 이런 풍경은 더욱 확대된다. 어쩌구저쩌구 포레, 리버, 파크 등등 새로 지은 아파트들은 모두 영어로 이름 지어졌고 아파트 안의 시설에서도 커뮤니티센터, 키즈까페, 등 모든 것이 영어다. 포레 대신에 이라는 예쁜 단어가, 리버 대신에 한강 이라는 멋진 이름이 있지 아니한가. 세종 시에 놀러 갔을 때 가락마을 0단지, 라고 아파트 이름대신 마을이라고 불리는 도시를 본적이 있다. 꼭 동화 속 마을처럼 보기에도 예쁘고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불러보아도 꼭 옆집 강아지 이름 부르듯 정겨운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게 남발해대는 외래어가 영어로 표기하면 무언가 세련되고 수준 높은 사람들만 사는 것 같은 우월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꼭 말하는 듯 하여 볼 때 마다 나는 비웃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깎아 내리고 다른 것을 더 우러러 보는 것, 이제는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유럽의 문명이 멋진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100년이상의 전통을 고수하고 그 가치를 소중히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부심은 바로 그런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더 한글과 우리문명에 대해 치켜세우고 으쓱했으면 좋겠다. 뽐내지 않고선 견딜 수 없다는 듯 여기저기 손주자랑을 하듯이. .  


작가의 이전글 누가 아내에게 요리를 시켰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