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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Mar 11. 2024

초등학교 1학년

부정맥을 심해진 이유 

워킹맘 6년 차 중 가장 힘든 해가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단연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한 작년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그 이름도 찬란한 학부모가 되었다 

'드디어  요 녀석이 사람이 되는구나!'라는 기대도 잠시 


당장 아이의 스케줄 세팅부터가 엄마실격이었다. 


7살까지 직장 어린이집을 다닌 첫째는 

엄마가 퇴근시간이 하원시간이었다 

평소보다 늦으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안전한 곳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5분 이내 원에 도착한다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같은 유치원 출신 아이들이 서로 즐겁게 웃고 떠드는 사이에 

혼자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아이를 보고 많이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이는 수월히 적응하였고 

12시 50분에서 1시 40분 사이에 하교를 하면 돌봄 교실에서 엄마를 기다렸다. 


첫 달은 적응도 필요하고 아이도 학원을 내켜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4시 반에 서둘러 학교를 가면 돌봄 교실은 2~3명의 아이들만 있는 걸 보고는 

상황의 심각성을 바로 알아버렸다. 

보통 몇 시에 하교하냐는 말에 3시에 학원으로 많이 빠진다는 선생님의 대답 


아뿔싸, 

첫째는 어린이집 중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학원도 병원도 다 나의 직장 근처에서 해결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럴 리가 없다.


서둘러 학원을 알아보고 

놀이터에서 만난 엄마들에게 아이들 스케줄과 학원 정보를 얻고 

그렇게 하나둘 스케줄을 채워, 

첫째도 4월부터는 3시에 돌봄 교실을 나올 수 있었다. 


4시 10분 나의 퇴근시간 

정리를 하고 사무실을 나오면 4시 12분 

주차장으로 가 차를 타면 4시 15분 

그리고 회사에서 아이 학교까지 10~15분 


아이는 3시에 학교를 나와 태권도로 가고 태권도를 마치고 

태권도 하원 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해서 둘째를 데리러 가는 길이라 

내가 픽업을 했다. 


4시 25분 첫째가 학원문을 나와 사거리에서 날 기다리는 시각이다. 


3시 반에 갑작스러운 회의가 잡히면

4시에 갑자기 업무 메신저가 들어오면 

4시 8분에 전화가 울리면  

4시 10분에 팀장님이 날 부르면 


발은 동동, 가슴은 두근두근 


그런 날은 뛰다시피 차를 타고 시동을 켜자마자 차를 출발시킨다 

그 짧은 구간 

예상치 못한 신호라도 걸린 날이면 욕지거리가 절로 나온다


재작년 가을 건강검진에서 부정맥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다 일상범주에 해당하는 수준이라 별다른 치료를 필요 없다고 

그리고 작년 겨울 약물 처방을 받았고 다음 진료에서 호전이 없다면 

시술치료를 권유받았다 


그래, 1년간 너무 가슴 졸이고 살았다.

길에서 기다리는 첫째가 

유치원에서 울고 있는 둘째가  

오후 4시만 되면 눈에 밟혀서


가슴을 졸이고 산다고 진짜 가슴에 병이 생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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