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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 Apr 20. 2021

글 어떻게 쓰는 건데

모르겠다.

난 요즘 졸라 일만 한다. 개같이 한다.

존나 짜증나.

욕이 나와. 시발, 싯팔.....!!!!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주 7일을 계속 근무하면 날짜가 어떻게 되고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감각이 다 뒤죽박죽 된다.

삶을 질서 있게 굴러가게 해주던 무언가가 완전히 고장 났다는 느낌이 든다. 전전두엽 어디쯤이 과부하로 기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직감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반쯤은 멍한 상태로 있고, 약간 날이 서있으며, 걸을 땐 땅만 보고 다닌다. 딱히 땡기지도 않지만 커피를 계속 찾는다.


*내가 돈이라도 쓸어 담으면서 이렇게 일하고 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알량한 돈 50만 원에 이렇게 초과근무의 나날을 보낸다니 열정 페이가 남 얘기가 아니라니까.


*얼마 전에 결혼식도 올렸는데, 그때 좋았던 기억 다 날아갔어. 왜냐면 그 후부터 진짜 좆같은 업무의 연속이었거든. 시바거 때려치우면 되지 왜 무식하게 버티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결혼하고 휙 관둬버리는 게 존나 눈치 보이더라.. 여자들은 다 저래, 어휴 저분도 똑같네~ 이 지랄들 할 게 눈에 훤하니까 관둘 수도 없어. 그리고 저기 생계라는 게요... 그렇게 쉽게 홀랑 관두고 이럴 수 없다니까.. 저성장 시대에 역병까지 돌잖아... 쪼대로 하다가 좃땐다고... 물론 그럼에도 나도 진짜 아니다 싶으면 그냥 관둘 거야. 정말로.


일에 대한 욕은 하루 종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마냥 나쁜 것만 있지 않기 때문에 존버중이다. 언젠가 어느 때는 나도 사직서를 올리긴 하겠지. 하.


등 따습고 배부를 때는 브런치 탈퇴할까 싶을 정도로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사그라들었었는데, 삶이 가난하고 피폐해지니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쓰고 싶더라. 순기능이라고 봐야겠지? 나 그래도 한 때는 글로 승부 보는 삶을 살고 싶었던 사람인데...


*유튜브를 멍하니 보다가 빌 게이츠인가 워런 버핏인가, 둘 중 한 명이 “십 대 때 당신이 미쳐있던 분야에서 당신이 월드 클래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말을 했다는 영상을 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활자와 연관된 것일 텐데..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될 것 같다. 나는 어깨 힘주고 어른스러운 척하는 것보다 싯팔조팔 거리는 쪽의 글이 더 잘 써지는 거 같아. 브런치는 고상한 곳이라 이런 글을 쓰면 안 될 거 같았는데 아무렴 어때. 여기서라도 내 쪼대로 안 하면 진짜 세상 억울해서 어케 사냐고.


더 잼있는 글 쓰고싶어..!! 라이크도 잔뜩 받고 구독자도 오백만명 되면 좋겠다. 난 인스타 체질이 아니니 여기서라도 어떻게 잘 비벼봐야겠어.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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