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친구 만나러

Day(평범한 하루)

by 권동환

타이페이에 도착한 지 3일째 되던 날, 드디어 스린 역에서 저녁 7시에 이루와 만나기로 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설렘은 준비하는 동안 콧노래를 부르게 해 줬다. 스킨로션을 바르고 왁스와 스프레이로

머리 손질을 한 뒤, 거리로 나가자마자 기운이 빠졌다. 저녁 무렵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숨을 못 쉴 만큼 푹푹 찌는 날씨 때문이다. MRT를 탑승하기 위해 신호등에서 기다리는 도중, 몇 번이나 크로스백에 넣어둔 음료를 꺼내어 마셨다. 지에윈이라고 부르는 MRT는 타이페이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모두 관통하는 지하철이다. 보통 1회용 승차권인 단청퍄오와 이지카드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충전 형태의 이지카드는 탑승 시 20% 할인되고 버스 환승도 가능한 착한 기능을 가진 교통카드였다. 나는 이지카드를 구입한 상태라 전자기판에 그것을 클릭한 후 개찰구를 통과했다.

개찰구를 통과한 뒤,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른쪽에 섰다. 바쁜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사람들이 왼편으로는 공간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대만 사람들이 정렬하는 모습은 플랫폼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플랫폼마다 그려진 탑승 라인에 따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타고 내리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 웬만한 대도시에 존재하는 교통수단인 지하철이지만 타이페이의 그것은 세계 최고 중 하나가 확실했다. 질서의식과 편의성뿐만 아니라 청결성도 남다르게 때문이다. 지하철에서는 음식은 물론, 음료도 섭취할 수 없다. 심지어, 껌도 씹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매점이나 자판기 시설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도 못하니 쓰레기통도 존재하지 않았다. 벌금이 최대 25만 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몇 개의 정거장을 지나치는 동안 낯선 이방인이라 모른 척하고 방금 전까지 마시던 음료를 꺼낼까 고민했지만 눈치가 보여 포기해버렸다. 그러던 와중, 이루에게 연락이 왔다. 내용은 이러하였다.


“나는 방금 도착을 했어. 얼마나 걸릴까?”

곧바로 답장을 했다. 한 정거장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이다. 스린역에 도착하자마자 이루에게 연락하기보다는 급하게 음료부터 비웠다. 흘러내린 땀방울만큼 수분 섭취 욕구가 아주 강력했기 때문이다. 계단을 통해 사우나 같은 세상 밖으로 나가자, 반가운 얼굴이 손을 흔들었다.


내 친구, 이루였다.






“Hey!!! Bro!!! Long time no see!!!"






-금요일에 업로드 예정인 Experience에서는 이루와 함께 둘러본 야시장 문화를 소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