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아침

Changed(달라진 일상)

by 권동환

아침 8시. 잠에서 깨어났다. 어젯밤, 타이페이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나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 무거운 배낭과 무더운 날씨 때문에 몸이 지쳤던 것 같았다. 예상보다 너무 더워서 숙소로 가는 동안 이미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도 하지 않고 잠을 잤던 탓에 뱃고동 소리가 요란했다. 이른 아침이라 마땅히 문을 연 식당이 없겠지라는 생각에 숙소 주변 편의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광경을 마주했다. 이른 시간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을 발견한 것이다. 조금 더 괜찮은 식당을 찾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선택이 옳았다. 중국식, 대만식, 서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노점상과 푸드트럭들도 눈에 띄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모두 줄을 서서 음식을 담고 있었다. 나열되어있는 여러 가지 반찬들 중에서 내가 먹고 싶은 반찬들을 담아 먹는 ‘쯔주찬’이라고 부르는 뷔페식당이었다. 밥도 죽, 흑미, 흰쌀 아주 다양했다. 손가락으로 반찬들을 가리키면 직원들이 접시에 음식을 담아줬다. 특이한 점은 계산법이었다. 정액제인 한국과 달리 대만에서는 반찬의 종류와 무게에 따라 가격을 측정했기 때문이다.(가게마다 결제 시스템이 다름. 다른 쯔주찬 식당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만큼 음식을 담고 무게를 측정함) 쯔주찬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었다. 입맛대로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5종류를 담아도

3000원 언저리였다.

사실, 나는 아침 식사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다. 단지, 알찬 여행을 위해서는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할 뿐. 그런 이유에서 대만에 머무는 동안 바쁜 일정이 있을 때는 양배추와 당면 등을 넣고 찐 뒤 그 위에 간장을 뿌려 먹는 바오즈를 먹기도 했다. 이름이 거창하지만 우리나라 말로는 만두다. 이뿐만이 아니다. ‘퐌투안’이라고 부르는 대만식 주먹밥과 ‘단빙’이라고 부르는 대만식 부침개도 대만의 아침을

배부르게 해 줬다.

풍요로운 아침 식사는 대만의 핵심 문화 중 하나다. 대만 사람들은 세 끼 중에서 아침 식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아침에 영업을 하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아침 식당들은 새벽부터 정오까지만 대부분 운영을 한다.

이른 영업 종료 때문에 외국인들이

대만의 아침 식사 문화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달라진 환경 속에서 부지런한 매일을 위해 나는 아침 식사를 꾸준히 실천했다.

비록, 메뉴판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어서

주문하기 힘들었지만 말이다.

든든한 하루를 시작하게 해 준 대만의 아침밥은

현지인의 생활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들만의 식문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