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머리를 기르고 다닌다.
내 결혼식 때, 우리 아빠를 처음 보는 친구들도 '아 저기가 세이쪽이구나'라고 단번에 알아챘다.
엄청 튀고 싶어하는 우리아빠.
그래서 옷도 남들이 잘 안입는 옷을 입고, 머리도 길러서 바짝 묶고 다니신다.
키도 크고 배도 안나와서 옷빨도 잘 받는 아빠는 목욕탕만 가면 사람들이 알아봐서,
엄마에게 일거수일투족을 사람들이 말해준다고 한다.
"어어~ 자네 남편 아까 3시에 운동하고 가던데~"
아빠는 주변에 사람도 많이 붙는다.
카페를 할 때, 아빠는 좀 쉬고 싶은데 사람들이 하도 찾아와서 숨어버린적도 있다.
그리고 한 번 말을 나눈 상대와는 형님-동생을 한다.
그 덕에 내 결혼식 때 선물을 많이 받았다.
차도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지프차 숏바디를 끌고 다녔다.
수리센터도 없어서 고장나면 큰 도시로 보내야하는 그런 차.
지나가면 어~철이 지나가네~ 하는 유일한 차를 끌고 다녔다.
밖으로는 세상 튀고 터프해보이지만, 운전할 때는 부드럽다.
아무리 고속도로에서도 100까지 밟지 않고,
코너링도 조심한다. 시내에서도 정속주행하신다.
다른차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천천히 달리신다.
그래서일까 아빠차만큼 편한 곳은 없었다.
지금까지 무사고인 우리아빠.
첫 차를 뽑으니 더더욱 아빠 생각이 많이난다.
비오면 아빠가 천천히 달리라고 했지,
추월하지 말라고 했지,
너무 빨리 달리지 말라고 했지,
오늘도 아빠한테 전화해서 보고싶다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