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어·체험까지… 무료로 다 하는 방법
아이를 키우며 가장 먼저 실감한 건, ‘교육비는 한도 끝도 없다’는 말이었다. 진짜다...
아니 내 아이들은 겨우 4살, 6살인데 평일에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없고, 주변에서도 방과 후 한글, 영어, 예체능 활동들을 많이 시킨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거, 유익한 거 많이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조금만 가르쳐져도 금방 스펀지처럼 흡수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더 많이 많이 주고 싶어진다.
미취학 시기엔 학교 교육이라는 틀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시킬지 이 모든 판단을 부모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어디까지 시켜야 할까? 언제 시작해야 할까? 이걸 안 하면 뒤처지는 건 아닐까?
나도 한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달리해 보면, 지출을 줄이면서도 아이의 감성과 배움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방법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오늘은 나의 ‘교육비 절약 루틴’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효과 있었던 6가지를 공유한다.
내가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밀리의 서재 + 오디오북 앱의 투 트랙 활용팁이다.
고전 책부터 최근 나온 베스트셀러까지 아이가 생동감 있는 성우 연기를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 처음엔 내가 읽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킹맘의 현실은, 저녁마다 쏟아지는 졸음과 체력의 한계, 밀린 집안일과 온갖 쌓인 정리들을 하다 보면 '엄마 조금 있다가' '너 혼자 놀아!' 이런 말이 수백 번은 나온다. 귀찮아하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마음껏 책을 접할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밀리의 서재 + 오디오북 동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패드와 핸드폰 이렇게 기기를 2개 준비한다 → 밀리의 서재에 접속하면 바로가기에 패밀리 라운지가 있다. → 여기서 오디오와 전자책이 있는 책을 아이가 직접 고른다 →같은 책의 오디오북(예: 윌라, 네이버 오디오클립 등)을 동시에 재생한다 →책 넘기는 효과음에 맞춰 아이가 페이지를 넘긴다.
이 단순한 조합은 ‘책 읽어주는 앱’ 그 이상이다.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르는 주도성과, 소리책의 리듬감, 그림책의 시각적 자극이 합쳐져 몰입감 있는 독서 시간이 완성된다. 한글을 몰랐을 때도 '샤라락'이 소리가 들으면 책을 넘기라고 했더니 바로 알아듣고 집중해서 스스로 책을 넘긴다.
총 분수, 카테고리도 잘 정리돼 있어 연령별 큐레이션도 용이하다. 이 부분이 너무 좋다. 아이가 고를 수 있는 10분 내외의 책을 고를 수 있고 신간도 많다.
특히 바쁜 저녁 시간, 엄마 대신 책 읽어주는 조용한 친구가 생긴 느낌이 든다. 하루에 3권씩 있는데 책 내용을 읽고 동생에게 이야기도 해주고 서점에 가면 '어? 나 이 책 읽었는데' 이렇게 기억도 한다. 독서의 습관도 키우면서 유튜브 영상물 대신에 아주 좋은 대안인 것 같다. 내가 알기로는 요즘 학습지들이 패드로 이렇게 읽어주는 동화를 하는 것 같다. 근데 밀리의 서재는 최신의 동화들을 정말 괜찮은 성우들이 읽어줘서 퀄리티가 최고다!
백화점, 마트 문화센터·주민센터 강좌를 적극 활용하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신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4살부터 문화센터 발레를 시켰다. 음악에 맞춰서 차분하게 움직이는 게(?) 정서에 좋아 보였다. 이외에도 미술, 종이접기, 키즈 요가 등 학원은 한 달에 20만 원 하는 미술학원을 3개월에 12만 원 정도에 할 수 있다. 정말 다양하게 시킨다.
한때는 모두 학원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조금 검색해 보니 동네 주민센터, 어린이 도서관, 문화재단, 교회 문화센터까지 사설 대비 1/3 수준 학원비로 가능했다, 강사 수준도 의외로 더 안정적이었다.
특히 종이접기, 클레이아트 같은 수업은 집에서 연계활동이 가능해서 아이에게 더 오래 남았다. 이런 문센 수업을 하고 다이소를 가서 클레이를 잔뜩 사 와서 집에서 신나게 논다. 아이에게도 좋고 나도 다양한 체험을 시킬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장소도 멀지도 않다. 모두 우리 동네 안에서 가능한 것이다. 생각보다 좋은 기회는 가까이에 있었다. 오늘부터 동네 문화센터, 주민센터 검색 해보자!
유치부 때 가장 많이 시키고 신경 쓰는 파트가 영어인 것 같다. 나 또한 영어를 어떻게 접하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었다. 근데 이것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 무료 앱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ebikids 앱으로 시작한 영어 노출 루틴
영어 사교육을 시작하긴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다. 또 아이가 그 유치원 활동 이외에 부가적인 시간을 공부하는데 집중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Kebikids(케비키즈) 앱을 사용하는데 ‘영어 그림책 낭독 중심’ 구조로, 원어민 발음으로 책을 읽어주고 문장 반복도 가능하며 한글 해석을 On/Off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 혼자서도 조작이 쉽고 처음엔 같이 읽어주다가, 지금은 아이가 혼자 앉아 책을 듣고 따라 읽기도 한다. 무료 버전은 콘텐츠가 제한적이지만 쓰다가 마음에 들면 유료 전환하면 된다. 이외에도 미국 커리큘럼(CEFR 기준) 기반은 게임기반 영어학습앱 Lingokids(링고키즈)가 있는데 이거는 아직 아이가 인터렉티브를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닌 것 같아서 나중에 더 크면 해야지 생각했다. 이 외에도 Khan Academy kids(칸 아카데미 키즈)라고 비영리 교육재단 칸 아카데미가 만든 무료 영어 학습 앱이다. 모든 콘텐츠가 100% 무료이고 미국 현지 유아 교육 기반 콘텐츠이다. 유치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가능하여 나중에 활용하려고 저장해두고 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아이에게 한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노출시켜 주는 방법으로 영어 교육을 하고 있다.
아직은 공부라는 것보다 놀이와 경험위주로 체험을 시키고 있다. 박물관, 어린이 도서관, 체험 공간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다. 주말마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체험 전시 공간을 찾는다.
내가 사는 곳은 성남인데 너무 잘 되어있다.
판교 어린이 도서관은 매달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고, 경기도 어린이 박물관도 한 달에 2번 일요일은 무료이다. 이외에 키즈 숲체험, 박물관, 어린이 도서관 강의 등 활용할 부분이 너무 많다.
실제로 아이들도 다양하게 보고 즐기니 집에만 있는 것보다 좋아하고 부모도 유익해서 좋다
이게 우리 집에서 하는 용돈 공부이다. 어린이 장난감 돈으로 하고 있고 아이들이 기본 생활 습관 중 장난감 정리, 목욕, 양치 같이 꼭 해야 하는 일을 하면 장난감 돈을 준다. 그리고 키즈는 아이들이 넷플릭스 키즈 10분 내 영상을 볼 때 돈을 내야 한다. 이걸 하다 보니 첫째 6살과 둘째 4살의 성향이 드러난다. 첫째는 일주일 사용할 돈을 남겨두고 저축을 해서 이자를 벌고 있고, 둘째는 쓰는 데에 집중한다. 처음에는 엄마 은행이 뭐야? 이자가 뭐야? 통장이 뭐야? 이러다가 '엄마 오늘 이자 받는 날이야' 이렇게 바뀌었다.
돈을 안 쓰고 모으면 더 큰 이익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이다.
우리 집 5000원 -> 진짜 500원이 있는데, 집에서 모은 장난감 돈을 실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보통 다이소에서 클레이를 사거나 문구류, 장난감을 사는데 처음에 무질서하게 떼쓰고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규칙을 정해놓으니 그 틀 안에서 소비를 하고 지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참고로 집돈의 이자가 10%인데 현실에서 10% 금융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에서 만든 것이다. 오늘은 첫째가 저축한 이자를 주는 날이다.
현실에서는 아이 생일, 명절, 할머니가 주시는 현금을 통장에 넣어주고 설명해 준다. 우리 집에서 하는 것처럼 이건 실제 돈인데 “나중에 네가 학교 갈 때, 필요할 때 쓰는 돈이야.” 이렇게.
복리 효과를 누리면서 ‘기다림과 가치’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아이의 배움은 꼭 돈으로 채워야 하는 걸까? 돈이 있어야 아이가 더 많이 보고 성장하고 앞서나갈까?
글쎄... 연대 나온 남편은 시골 살아서 메가스터디가 출판사 이름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재수한 애들이 너 어디 나왔어? 했을 때 '메가 스터디(재수 학원)'라고 하면 이해를 못 했다고 한다.
때로는 ‘돈보다 아이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고, 조금 더 생각하면’ 생각보다 돈과는 상관없이 배움과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아직 초등학교를 들어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또 그때도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 아이가 매일 읽는 그림책 한 권, 주말에 들른 박물관, 엄마랑 함께 넘긴 책 페이지 한 장. 이런 것들을 보고 아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배우는 힘을 기를 것이라고 믿는다.
https://youtube.com/shorts/qe4JyrdCY0c?si=d4hnWMcd71SMAIn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