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은 무조건 당신의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정답은 없다. 멀리서 보면 멋있어 보이는 인생도, 가까이에서 마음의 문을 두드려보면 의외로 슬픈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내면의 허전함은 언제나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이 위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정도면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대로 가면 돼.”라고 현재의 상태를 인정하고 다독여주는 말이 진짜 위로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결혼 이후, 남편의 강력한 지지 덕분에 나는 회사 생활과 육아, 커리어를 지킬 수 있었다. 참 감사하다. 덕분에 결혼 7-8년 차에 불안보다는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비교군이 사라졌다. 나는 매 순간 비교하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갑자기 잘나진 건 아니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정말 많다. 이젠 학창 시절 친구들 조차 인생이 너무 달라져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어졌다.
회사 생활을 하던 시절, 정확히 깨달았다. 나는 조직 안에서 시키는 일을 하고, 시간의 구속을 받으면서 통재당하는 것이 너무나 불편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안정감일 수 있는 조직이, 나에게는 오히려 숨 막히는 답답함이었다. 화사를 다닐수록 충성심이나 소속감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충실하고 싶다는 갈망이 점점 더 커졌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선망하는 지점과 내가 적당히 타협한 지점에 서 있는가?”
다행히 지금의 나는 그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나만의 방식대로 인생을 세팅해 두었다. 그래서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 나는 주변에서 못마땅하게 생각하더라도 이렇게 말한다.
“그게 범죄가 아니라면, 나이가 몇 살이 되었든 당신의 길을 또박또박 걸어라.”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무슨 문제가 있어서 나온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곤 했다. 초기에 직원이 한두 명 있을 때는, 그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 때문에 굴러간다고 생각하여 역갑질을 하기도 했다. “연봉을 맞춰주지 않으면 나가겠다”라거나 “누구보다 많이 받아야겠다”라는 말에 공격받는 기분을 느꼈다. 한 명이 그만두면 다른 직원들도 도미노처럼 회사를 떠나 결국 다시 1인 회사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 시기를 나는 2년 가까이 버텼다. 허무했다. 매일 같이 점심 먹는 사이였다가 하루아침에 법적 관계가 끝나는 사이로 변한다. 익숙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뿐이었다.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상황은 달라졌다. 주변 지인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직을 하고, 커리어를 바꾸며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나는 점점 안정을 찾았고 내 방식에 편안함을 느꼈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어떻게 사업을 하게 되었냐”고. 때로는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특별한 비법은 없다. 그냥 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매 순간 리스크를 감수하며 내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 대화를 나누고 싶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사람만 곁에 둔다. 추억팔이로만 이어지는 관계, 힘이 빠지는 관기는 자연스럽게 끊겼다. 억지로 멀리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을 챙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덕분에 챙겨야 할 사람들에게 더 진심을 다하게 되었고, 관계는 더 깊어졌다.
예전에는 외향적인 성격 덕에 표면적인 인간관계가 많았다. 사람 좋아하는 나도 불필요한 관계가 줄어드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나만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타인을 거절할 용기, 다른 사람과 다른 길을 걸을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움을 견딜 용기.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하지만 외로움을 견뎌내면, 그 자리에 평온이 찾아온다.
우리가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그 불안을 자극하는 만남을 의도적으로 줄인다. 누군가와 만났을 때 비교하거나 푸념하는 말이 나올 것 같으면 잠시 거리를 두었다. 그런 적당한 거리는 나를 온전히 유지하게 해 준다. 그 거리를 지킬 때 비로소 편안함이 찾아왔다.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이제서야 최대한 여행을 즐기려고 한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 안정감을 찾았으니,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알아내기 위해 떠나고 싶다.
사실 사람들 해외여행 많이 갈 때 나는 가지 않았다. 여유가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여행을 가도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원하는 인생의 모양이 조금씩 그려지면서, 여행이라는 선택지에도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가 진심으로 원하던 삶을 살고 있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무엇보다 즐겁다.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 추억을 쌓고, 함께 느끼는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마흔이 되어 생긴 여유 덕분일까. 나는 지금의 행복이 30대에 개척했던 내 길의 보답이라고 믿는다.
얼마 전에는 아주 작은 자산을 새롭게 취득했다. 결혼 초 신혼 시절에 그리던 그림이 현실화된 순간이었다. 그때 느꼈다. 아, 내게 행복은 자유도가 높은 일상, 넉넉한 주머니,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느낌이구나.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맞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내 삶의 방식에 충분히 만족한다. 내가 원하는 길을 스스로 선택했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진다. 그 결과, 비교가 사라지고 불안이 줄어들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평온한 행복을 얻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또박또박, 나만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