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어.’ 괜찮아, 쓸모 있는 방황이야

회사 가기 싫은 직장인, 경제적 자유를 위한 준비

by 연대표
회사 가기 싫어.


회사를 다니던 때 나는 ‘투덜이 스머프’였다. 아침이 되면 마지막 3번째 알람까지 듣고 지각하기 직전에 겨우겨우 일어났다. 허둥지둥 시작한 하루는 상쾌하지 않다. 나와 맞지 않는 일들, 나와 한참 다른 사람들과 열심히 일하는 척, 싫지 않는 척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게 매우 고통스러웠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에 자유로운 환경을 좋아하는데 어찌하다가 맞지도 않은 업무와 회사 문화에 정착하게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한 업무에 수직적인 사람들과 지내다 보니 조금만 업무가 과중돼도 힘들어했고, 부당한 지시에는 멘탈이 쉽게 나갔다. 신입사원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적응했지만, 몇 번의 이직과 경력이 쌓이니 회사 문화에 다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돈을 벌다’라는 목표로 싫은 공간 안에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퇴근하면 친구들이랑 회사 욕을 하며 안 좋은 기억들을 되새김질했다. 점점 더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내 자신을 보니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수입이 작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러웠다. 부끄럽지만 나는 왜 저런 삶을 살지 못하나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다. 조류학을 전공해서 과학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는 자신의 직업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하루 종일 새에 대해 연구하고 배우고,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순수하고 얼굴의 표정도 밝다.




나는 왜 싫어하면서 끊어내지 못할까


나는 싫어하는 회사를 쿨하게 때려치우지 못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사라지는게 두려웠고 조직에서 이탈하는 순간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전락하는 것이 두려웠다. 항상 소속, 부서, 직급에 속하다가 그런 단체가 아닌 내 이름 세 글자 덩그러니 존재하는 것이 아직은 불안정하고 자신이 없었다. 내가 직장인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냥 이렇게 커리어의 공백이 생기면 어떡하지 라는 막연한 걱정만 했다.


딱 이만큼만 모으고 그만 두자

나에겐 스스로 목표가 있었다. 종잣돈 ㅇㅇㅇ을 만든 다음에 퇴사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돈 버는 일. 그게 나의 최종 꿈이었다. 목표한 액수는 ‘나만의 일 혹은 창업’을 시작해서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생활비와 버틸 수 있는 금액이었다. 내면의 목표를 채울 때 까지는 다니기 싫은 회사에 소 고삐 끌려가듯 가기로 했다. 돈을 빨리 모으기 위해 나쁜 습관들을 최대한 하지 않았다. 택시 타기, 지나가다 빵사먹기, 있는 화장품 또 사기 등을 끊었고, 쇼핑을 하기 전에는 옷장 정리부터 해서 필요한 것만 샀다.


부수입으로 달의 지출금 채우기


생활비를 많이 쓴 달에는 간단한 프리랜서 업무나 중고 물건 팔기, 도매가에 물건 사서 되팔기로 지출에 대한 비용을 채웠다. 소액이더라도 이런 식으로 메꾸면 다음 달 소비를 쉽게 하지 않게 된다. 재테크는 모르지만 통장을 여러 개로 분리해 돈 모으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했다. 금액을 적게 목표를 세분화해 목표를 달성해 갈 때마다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퇴사 수입에 대해 시도하기


지식 창업이나 제품 해외 소싱과 같은 작은 일들을 여러 개 시도하면서 퇴사 후에도 월급만큼 고정적으로 받을 수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물론 퇴근하면 너무나 쉬고 싶었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나 자신을 상상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주로 주말에 많은 시도들을 하는데 습관화가 되니 회사 가는 것보다 마음이 무겁지 않고 눈도 쉽게 떠졌다. 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나보다.

쓸모 있는 방황



회사를 싫어하면서도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출근해야 하는 나 자신에 대해 정말 많은 모순을 느꼈다. 대학 졸업 후 회사 생활이 전부인 나로서는 다른 대안은 없었다. 회사의 방향성과 윗사람들의 결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의욕이 있는 척, 지시에 순응하는 척하는 내 자신이 싫었다. 그런 공간에서 과연 나는 남은 커리어에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100세 시대 30대 초중반, 어리다면 한참 어린 나이이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작게라도 스스로 서는 법을 배우고 싶다. 내가 원하는 일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회사 밖에서 시도하고 성장하고 싶다. 혜민스님의 말씀 중에 ‘남들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으니 그들과 다른 방법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에 대해 굳이 남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고 내 자신을 설득하는 중이다. 여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으니 이제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보고 싶기도 하다.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니까.

방황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부양해야 할 가족에 대한 책임감, 당분간은 보장된 고정적인 수입을 뒤로한 채 내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 답을 찾는다면 그 방황은 값진 것이다. 부를 축적하는 방법, 돈의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도 새로운 변화에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