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매출의 성장을 위한 고민
처음에는 월 100시간 일하고, 20만 원 벌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자본으로 최소한의 수량만 구입해서 물건을 팔았다. 여름 바캉스 품목을 선택해 시즌성으로 반짝 팔려고 계획했다. 야심 차게 중국 소싱도 하고, 전문 사진가에게 상품 사진도 찍고, 상세페이지도 만들고 상품 구색도 맞췄다. 혹시나 빨리 품절되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했다. 아마추어 판매자에게 결과는 정직했다. 오픈하자마자 키워드, 검색어 순위, 단가 경쟁에서 초고속으로 밀리기 시작하더니 그나마 팔리는 품목이 네이버 검색 10페이지에 나왔다. 이건 프로 쇼핑러들만이 찾을 수 있는 10페이지 이상의 비밀의 공간이었다. 매출은 한 달에 20만 원, 연봉으로 치면 240만 원이다. 평일이 20일이라고 치면 하루에 만 원짜리 한 개 팔리는 꼴이니 재미도 없고, 뭐하러 이 고생을 하나 싶었다.
해외 소싱 업무 경력을 살려 자신 있게 뛰어들었지만, 나는 시장분석이 전혀 안된 채 싼 값에 물건만 소싱할 줄 알았다. 내 물건은 좋아도 그 많은 상품 더미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들어보지 못하고 마감했다.
두 번째는 한건당 5만 원 마진으로 한 달에 30만 원 벌었다.
몇 번의 이직 경력과 주변 지인들의 이력서를 봐주는 일을 종종 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이력서를 첨삭해주고 커리어 무료상담을 했다. 특히 영문 이력서는 해외 HR 경험이 있는 파트너 5명과 한 팀으로 각 분야에 맞는 첨삭, 검수를 해주었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지만 원어민 HR 전문가들과 하니 다양한 분야의 커리어 상담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평균 3~4개의 회사를 이직한다고 했을 때 커리어 상담은 지속적인 고객을 끌어모으기에 무리이고 홍보도 수반되어야 했다. 그리고 파트너들의 스케줄도 항상 달라서 그때마다 계속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더 많은 홍보가 된다면 가능하겠지만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이 분야에 5~10년의 경력을 쌓아야 하고 그에 맞게 트렌드도 갖춰야 했다. 취업은 인생에 중요한 관문이기에 상업적이 아닌 전문가의 입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판단되어 그만두었다.
사업자를 낸 첫 목표는 내 월급에서 +100만 원이었다.
그 후 무역, 한국 화장품 수출, 소싱, 브랜드, 콘텐츠 제작 등의 일을 하다가 결국에는 하나의 사업이 내 첫 목표를 넘으면서 그 일을 집중하게 되었다. 어느 수익 이상이 넘어가자 혼자서 일을 하기에 벅찼다. 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점점 고도화되는데 계속 실무만 반복한다면 매출은 곧 정체기가 올 것 같았다. 나를 대체해서 실무를 해줄 담당자가 필요했다. 여기서 프리랜서처럼 일이 몰릴 때마다 대행해줄 담당자도 필요했다. 결국 풀타임 직원과 몇 명의 프리랜서와 팀처럼 일을 하기로 했다.
풀타임 직원은 프로젝트 실무를 대행해주고, 나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거나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개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단발적으로 필요한 업무는 한 달에 몇 번 정도 프리랜서의 형식으로 고용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방향성이 있고, 사람들이 만족하는 곳이면 좋겠다.
매출은 여전히 작지만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요즘 고민은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어느 산업군에 더 특화를 시켜야 할지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방향을 잡아야 그 모습대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많거나 우리 회사의 장점과 잘 맞는 일을 해야 하기에 끊임없는 분석이 필요하다.
아직 규모가 크지 않아 높은 급여를 줄 수 없다. 하지만 급여 이외에 업무 환경,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 자유로움 등 내가 회사 생활할 때 힘들었던 벽들을 허물어주는 회사 문화를 만들고 싶다. 답답하더라도 파악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귀찮더라도 업무 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스템화하고 있는 중이다. 기준을 세워 작지만 오래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 얼마 전 연봉 계약서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크리스마스 상여금, 여름휴가 상여금을 추가했다. 한 사람만 일하더라도 체계적으로, 대우받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이다. 결국 일 잘하는 직원이 오래 머물면 회사의 성장과 안정에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작은 일터이지만, 나는 우리를 위해 계속 고민하고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