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멘토를 만나 투자 이야기를 해보았다

새로운 경험은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끈다

by 연대표

IT도 프로그램 언어도 모르지만 가끔 머릿속에 이런 기술을 시스템화한다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마치 20년 전 스마트폰의 상용화 같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봤을 공상 아이디어일 뿐이다. 꼬마 사업가가 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내가 할 일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하루 종일 돈 버는 일을 해도 좋고, 하루 종일 돈 벌 생각만 해도 상관없다. 주어진 하루 8시간을 자유롭게 생각하고 일하면서 보내는 것이 사업의 소소한 만족감? 아닐까 싶다.


시작한 지 두 달 된 새로운 사업이 있다. 처음부터 매출은 상승세였고 가망성도 봤다. 지금은 혼자 영업, 마케팅, 사이트 구축, 프로젝트 진행까지 다 하고 있다. 이걸 더 키워서 시스템화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창업 센터에 지원을 했다. 문과이고, 기술적인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 해서 과학기술 관련 창업 멘토링 신청을 했다. 사업 계획서를 쓰며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정리하고 내 사업에 맞는 멘토들을 찾아 매칭 하여 한 달에 두 번씩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나처럼 사업 초기 단계 기업은 탄탄한 사업화에 중심을 맞추고,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어 확장을 필요할 때는 투자에 집중하는 것 같다.


내 인생 경험 다 되짚어가며 우리 회사에 맞는 멘토님을 요청했고, 그분도 수락하셨는지 매칭이 되었다. 나는 10억이라는 가상의 예산을 잡고 사업의 시작과 끝을 시뮬레이션해 갔다. 어느 창업가나 그렇듯 확신에 찬 눈빛과 사업을 정확히 알고 있는 톤으로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방향성을 잡아갔다. 멘토님은 나의 설명을 적어 내려 가며 질문과 정리를 해나갔다. 사장은 특히 나처럼 유연한 1인 기업은 사업을 낙관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쉽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그는 허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수익성이 있는 사업인가?

현재 사업 규모는 작지만 매출 대비 수익성은 많이 높은 사업 구조이다. 이걸 시스템화하고 대량 서비스로 변경 시 수익률이 줄어들게 된다. 그럼 적은 마진을 메우기 위해 지금보다 몇 백배 이상의 고객들이 거래를 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 시 드는 개발비, 인건비, 시스템 유지비, 보안 비용 등을 커버할 만큼의 고객층을 모을 수 있을까? 고객층이 그렇게 커지기 위해서는 많은 온라인 홍보가 되어야 하는데 비용 대비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가? 회계적 계산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계획을 하고 있었다.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예상 매출은?

시장은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이런 불경기에 5% 이상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니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 기업을 제외하고 마이너 리그에서 시작했을 때 우리 회사가 낼 수 있는 매출 규모는 얼마일까? 경쟁자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막연하게 우리와 비슷한 모델을 가진 회사들을 알고 있을 뿐 얼마나 장악하고 있는지 그들의 매출과 그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회사가 지닌 강점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회사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경쟁력이 아니었다. 다른 회사도 비용을 쏟으면 얼마든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일 뿐이다.


실현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feasibility)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멘토는 나의 사업에 대해 된다, 안된다고 단정 지어주지 않았다. 정답은 ‘해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면을 살펴본 다음에 하는 것과 막무가내로 하는 것은 연비 좋은 차를 타고 지름길로 가는 것과 비포장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어느 사람에게나 들었던 나의 강점은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살피지 않고 막간다는 것이다. 막가다가는 다시 처음부터 달려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더 이상 달리지 않고 잠시 멈춰서 살펴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혼자였다면 분명 쌩쌩 달려 나갔을 것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유익한 2시간이었다. 다음엔 멘토님의 스토리를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