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방문하고 싶은 사랑의 구간 만들기
1차원: 관찰의 시작
어릴 때 새 학기가 시작되면, 우리 모두는 새로운 시작을 경험합니다. 이때, 반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길 때의 그 느낌은 첫 번째 차원, 즉 일차원적인 관점에서 사랑을 바라보는 시점입니다. 이는 마치 과학자가 새로운 현상을 처음 관찰할 때와 같습니다. 그들은 주의 깊게 관찰하며, 아직은 개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릅니다. 이 단계는 사랑의 초기 단계를 상징하며, 단순한 관찰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합니다.
2차원: 관계의 동력학
나이 들어감에 따라, 우리는 관계의 복잡성을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발견해도 상대방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중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매력을 발견하고 이것을 키우려고 발버둥칩니다. 얼굴에 화장을 해보고, 불편하지만 높은 힐을 신고 이상적인 비율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 차원의 사랑은 종종 파워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더 강한 중력을 가진 곳에 더 많은 사랑이 머무를 거라고 생각하죠.
3차원: 사랑의 공간감
파워게임이라는 2차원적 사랑의 공간에서, 3차원으로 이동하면 한 사람에게 더 많은 깊이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관계에 시간의 축이 더해지면서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설렘, 기대, 충만, 그리고 때때로 너무 좋아서 언젠가 이 소중함이 깨지면 어떡하지 같은 두려움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차원을 형성합니다.
4차원: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렇게 소중했던 3차원의 사랑도 언젠가 끝이 납니다. 저는 다시 2차원의 납작한 세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3차원의 끝까지 가보니 새로운 차원을 볼 수 있는 능력도 어렴풋이 생긴거 같기도 합니다.
결국 과거-현재-미래는 정해져있을 것이며, 이 시간은 나에게 분명 어떤 것을 가르쳐거나 필연적인 미래에 도착하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블랙미러 시리즈 중 샌 주니페로 에피소드는 가상공간에 의식을 업로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사후세계로 기능하는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보여줍니다. 저는 언젠가 인류가 4차원의 실마리를 찾아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혹은 죽고나면 펼쳐질 짜릿한 미래라고도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지금 3차원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을 내다볼 수도 없고, 후회스러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없지요. 하지만 만약에 4차원의 세상에 도착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그 시간을 만들도록 그저 현재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면 될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