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출산과 육아에 돈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 유튜브를 보다 자녀를 갖는 문제에 대한 걸 보게 되었다. 아마도 20대 후반 ~ 30대 중반의 생각이 어떤지 주로 다루는 채널인 듯했다. 영상 주요 내용은 아이 기르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집값도 비싸고 등등, 아이를 낳아 키우지 못하는 이유를 성토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아이를 가지면 제공받는 지원비도 너무 작다면서, 50만 원으로 뭘 하느냐는 식이었다. 영상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끼면서, 대체 언제는 아이 낳는 게 돈이 안 들었으며 언제 집값은 그리 만만했는지 반문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지원금이 없던 시절에도 애를 잘도 낳고, 잘도 키우고 살았는데, 없던 게 생기면 적다고 불평하기 전에 이런 것도 나라에서 주니 고맙다고 생각할 일은 아닌지 묻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나랑 상관이 없는 사람들인데, 그리고 본인 생각이 그렇다는 거고 내가 뭘 어떻게 할 수도 없는데 왜 내게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지 이상했다.
나는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를 존중한다. 나 역시 10년 동안 아이 없는 부부로 지냈고,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꼰대질을 당할 때마다, ‘당신이 상관할 문제는 아니잖아요’라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하거나, ‘당신이 키워주기라도 할 거냐’는 식으로 쏘아붙이기도 했다. 아이를 갖는 문제는 사생활이다. 전적으로 부부의 몫이고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선택을 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고 당연히 경제적인 문제도 빠질 수 없다. 그런데 그 영상에서는 오로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유로 경제적 이유만을 꼽았고, 심지어 그 경제적인 문제를 정부 혹은 사회에서 해결해 주면 낳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에서는 좀 더 많이 불편해졌다.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사랑을 해 결혼은 했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다거나, 집안을 위해 내가 돈을 대줘야 할 상황이라 도저히 아이를 가질 형편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둘이 벌어 둘은 즐겁게 살 형편이 되는데 아이를 경제적인 이유로 낳지 못하겠다고 하는 건 내가 보기엔 다소 자기중심적이다. 자기중심적인 것도 좋다. 본인 성향이며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걸 입 밖으로 내뱉고 마치 요즘 세대는 다 저렇다는 식으로 포장되는 게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아이를 가질 때 오는 경제적인 손실은 싫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다 누려야겠고, 아이는 낳게 되면 내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부모들이 그런 손실을 몰라서 아이를 낳는 걸까. 아이를 낳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걸 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이 모르겠는가? 아이를 낳으면 돈도 돈이지만, 시간도 부족해지고 기회도 줄어든다. 주말과 저녁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나만을 위한 취미 생활을 위한 시간은 줄어든다. 게다가 출산/육아 휴직으로 여성에게는 경력 단절이 생긴다. 남성도 육아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한국 직장에서는 미운털이 박히기 십상이라 기회 손실이 일어날 여지가 크다. 아무리 아이를 통해 얻는 게 많다 하더라도 경제적으로만 손익을 따지면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들은 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유만을 찾을 게 아니라 아이를 기르는 수많은 부부가 왜 아이를 낳고 키우는지도 살펴보면 좋겠다.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라고 물어만 볼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고하고 왜 아이를 낳느냐라는 질문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