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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창업 - 태도의 힘

by 정대표

회사 생활을 20년쯤 하다 보니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훌륭한 동료들과 일하며 배운 것도 많았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나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조직에서 과연 인정받았던 사람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다녔던 대부분의 회사가 대기업이었고, 그 큰 조직의 리듬과 나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늘 가졌던 태도는 “왜 안 되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하면 늘 절차와 규정이 벽처럼 앞을 가로막았다. 조직은 안정과 질서를 중요하게 여겼지만, 나는 그 속에서 내 역량이 제한되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나는 인간의 자율성을 믿는 사람이다. 사람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때 가장 창의적이고 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속했던 조직은 그 자율성을 불편해했고, 오히려 제한하려 했다. 그 차이가 결국 나를 조직 안에서 어색하게 만들었다.



창업을 하면서 이 태도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질문을 멈추지 않았기에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다. 내가 자율성을 믿었기에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게 되었고,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최적화된 팀이 되었다. 과거에는 조직에 잘 어울리지 않았던 태도가, 지금은 오히려 회사를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된 것이다.



태도는 단순히 성격이나 습관이 아니다. 내가 어떤 길을 걸을지, 어떤 회사를 만들지 결정짓는 핵심이다. 기술이나 경험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태도는 오래 남는다.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믿는 태도가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을. 앞으로도 인간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고 싶다. 그것이 결국 우리가 만들어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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