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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작가 선영 Mar 31. 2020

3-3 마음드로잉

자연을 그려요

(종이와 연필 재료 준비)
종이를 준비해 주세요. 드로잉 북의 크기는 자신이 들고 다닐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큰 것을 추천합니다. A4 사이즈 정도면 적당합니다. 드로잉 북이나 에스키스 북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종이를 준비하세요. 그림을 그리는 종이의 재질과 필기를 목적으로 나온 종이의 재질은 용도가 다른 만큼 표면의 재질도 다릅니다. 그림을 그리는 종이의 표면은 드로잉 재료의 특성들을 살려내기 위해 만들어지니 그렇습니다. 드로잉지는 일반 노트와 달리 특수한 층 사이에 숨을 머금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그리는 마음이 더 여유롭습니다.
일상 드로잉으로 삶을 모아 보아 보세요. 기록을 모으는 그리기는 가급적 낱장이 아닌 노트 형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주한 그림들은 한장 한장 넘기는 순간은 매우 특별한 시간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질 것입니다. 엉성해도 자신의 삶 속에 가득 담긴 내 마음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분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연필은 특별 또한, 가까이에 있는 것을 먼저 사용해 보고 좀 더 진한 것과 흐린 것의 차이를 느껴 보세요. 그 후 자신에게 맞는 정도르 선택하세요. 연필의 종류는 ... H, HB, B, 2B, 4B, 6B 순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농도가 진하고 경도가 무릅니다. 필기용으로 쓰는 연필이 HB에서 2B 정도이고 그림을 그릴 때 4B가 주로 쓰입니다. 연필 드로잉은 소묘와 달리 단계별 명암을 넣지 않아도 됨으로 진한 표현 색감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2B만으로도 충분하실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강한 부분을 4B로 적절히 사용해 주세요.
마음을 충분히 감상하셨나요? 감상한 시간 동안만큼 마음도 함께 모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마음을 그려줄 차례입니다. 내 마음 그리며 편안한 치유를 경험해 보세요.

(자연 그리기)
마음 그림이 다른 그림과 조금 다른 것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도 억제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형식이 갖춰 있거나 따라야 하지 않습니다. 단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종이를 습관적으로 넘기는 것만은 삼가세요. 그리다 만 마음, 마음 포기하는 마음도 내 마음입니다. 몇개의 선을 그엇을 뿐인데 멈추고 싶다면 왜 멈추고 싶은지 그 마음을 물어줍니다. 원치 않았던 선이라해도 지우지 않고 그대로 그 위에 다시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이든 시도 하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습관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림을 끝까지 완성해보고 완성된 그림을 보며 이야기 해주세요. 끝까지 마무리 한 기특한 나에게 '잘했네'라고 말해 주세요.

나의 특별한 감정을 그리는 데에는 누구도 가지 않은 고유한 감정을 길을 홀로 걷습니다. 자연 앞에서 내가 바라본 것을 내 손으로 직접그리는 감정을 느껴보세요. 가능한 사진보다 사물을 보고 그리기를 당부드립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곡선을  만들며 펼쳐진 길, 발밑에 작은 꽃과 푸르르게 어우러진 나물들이 있습니다. 우직한 돌과 사이사이 위치한 여러분에게만 보이는 자연이 있습니다. 무엇을 먼저 그리시겠습니까? 하늘 높이 솦아 있는 나무를 떠올리셨나요? 나무의 단단한 기둥부터 찬찬히 살피고 나무의 선과 굴곡 따라 그려 줍니다. 나무의 특징들을 먼저 살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무의 특징마다 패턴이 다르니 특징을 살피시고 패턴을 찾아주세요.
저는 아파트 정원에 배롱나무와 영산홍, 단풍나무, 목련, 산수유 편백 나를 그려 보았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나무들을 그려주세요. 배롱나무에서는 매끈하고 우아함 인체의 기품을 느끼며 그렸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배롱나무에 한땀 한땀 대바느질로 뜨개질하듯 선으로 채워 명암을 표현했습니다. 다시 그림을 그리기를 준비하면서 지극히 애정을 갖고 싶고 공을 들이고 싶은 제 마음입니다. 이면에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끝에 평소에 관심 있던 뜨개 원단의 패턴으로 대신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렇게 그림이란 그리는 이의 생활과 연결되어 나타나고 변화합니다.

배롱나무의 뜨개 옷


단풍나무를 그리셨나요? 저는 단풍나무에게서 건강한 육감적인 매력을 느끼고 아침 운동길에 에너지를 받곤 했습니다. 단풍나무의 단단함과 화려하고 투명해 보이는 잎의 조화는 단풍나무 가지와 잎을 서로 돋보이게 돕고 있었습니다.  단풍잎 사이로 오후 햇살이 비치는 생감은 셀로판 종이를 비춘 듯 영롱하게 빛이 납니다. 단풍나무의 화려함과 영롱함을 그리신 여러분이라면 단단한 자아와 화려함을 마음에 담고 계실 것입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 바라본 영산홍입니다. 조경 정리 끝에 잘려나간 나무 가지가 하늘을 치켜세우고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새잎을 틔우려 초록 잎 눈에 비집고 나오 영산홍이 많이 아팠을지 모릅니다. 잘려나간 마디 마디에서 진물이 나와 젓은 모습이 꼭 영산홍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픈 마음을 고운 마음으로 그려 주었습니다. 천천히 나무의 곡선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그려보세요. 연필 끝으로 모든 기운을 쏟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연에서 눈을 떼지 마시고 손 가는 대로 그려주세요. 두꺼운 줄기를 먼저 그려 주시면 잔가지들은 천천히 큰 줄기 사이에 그냥 패턴을 따라 그려 줍니다. 미세한 가지들은 처음부터 그리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려 보시기를 권합니다. 미세한 가지를 그리는 것은 내 마음에 작은 정성까지도 쏟는 섬세함이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그 섬세한 마음을 잘 기억해 두세요. 혹시 섬세함과 정성을 누군가 불편해한 기억이 있다면 정중하게 말씀하세요. "섬세하고 정성을 들이는 제 마음입니다." 하고 말이죠.
이제 제가 그토록 자연을 관찰하라고 말씀드린 의미를 감지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더없이 많은 자연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신 나무는 어떤 나무인가요? 나무의 모습 속에서 여러분의 감정을 느껴 보세요.

주위를 살피고 마음에 드는 나무와 찬찬히 이야기 나누며 그려 보세요. 사람들은 마음에 없는 것을 잘 그리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오늘 생각하는 마음이 그려집니다.

(연필로 채색)
드로잉은 소묘와 다르게 디테일하게 명암을 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드로잉입니다. 주로 선을 사용해서 그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대신 드로잉에서는 가볍게 휴지로 문지릅니다. 문질고 난 위에 다시 연필로 색을 덥거나 드로잉으로 질감을 표현해줍니다. 조금은 이해가 안 가신다면예시작을 참고해 보세요. (그림)


 문지르기 전
문지른 후




종이에 선이 그려지면 맑고 가볍습니다. 선명한 표현이나 정확한 표현을 요한다면 주로 선만을 사용하여 완성합니다. 반면 휴지로 문지르면 풋풋하면서 편안한 색감이 표현됩니다. 연필선이 뭉개지면서 종이 사이로 입자가 밀착되어 그림의 밀도가 높아지고 안정적인 색감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 위에 다양한 질감을 표현해 줍니다. 여러 번 문지로고 드로잉 할수록 밀도가 높아지면서 무게감 있고 깊은 표현들이 가능합니다.  드로잉의 채색은 이렇게 간단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볍게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이 한숨에 표현되는 여러분의 깊고 깊은 감성이 가벼울 리 없으니 말입니다.


꼼꼼하고 섬세한 표현을 좋아하시나요? 은행나무의 나뭇결을 한고름 한고름 결을 표시하고 싶으신가요? 복잡한 것을 그리고 싶은신 당신은 복잡한 조직을 하나하나 연결하여 완성하시며 성취욕을 느끼시는군요. 넘치는 에너지의 소유자 이거나 지고 지순하게 보이는 대로 그려야 하는 거짓없이 순수하신 분이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행나무의 표현을 보고 고개를 흔들며 사양하거나 무시하고 질감을 손가락으로 문지릅니다. 거친 만큼 거칠게 문지르고 강하다면 강하게 문지르고, 가볍게 때론 살포시 문지릅니다.  텁텁해진 나뭇결 위에 엉성하여도 몇 가지의 선들로 마무리합니다. 그것이 드로잉의 매력입니다.

철조망에 베인 나무와 거친 질감


나무에 옹이가 보이시나요? 잘려나간 가지의 단면이 보이시나요? 여전히 나무껍질에 질감이 더 눈에 들어오시나요? 그렇다면 더 집중해서 그려 보세요. 그 또한 당신의 흐르는 마음입니다.


 이제는 나뭇잎으로 가보겠습니다. 잎의 하나하나를 그리실 마음가짐이 생기시나요? 그런 건 나는 몰라 대충 신나게 서걱서걱 칠하고 문지르시겠습니까? 저도 후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마음을 다소곳이 하고 나무를 바라보면 내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글럴땐 나무를 잎을 보며 하나하나 그려 주기도 합니다. 그때도 역시 나뭇잎의 가까이 보고 생김을 관찰하고 익숙하게 익히곤 제 나름대로 패턴을 적용하여 그려줍니다. 누구도 나뭇잎의 수를 세고 그대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닌 내 마음에 보이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그려주세요.

여러분과 닮은 자연은 어떤 모습인가요? 하늘하늘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인가요, 언덕 위에 가만히 햇살을 받으며 미소 짓는 모습인가요. 저마다의 모습을 보셨다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눠 보세요. 당신이 그린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관계 맺기가 지속되고 교감이 되면 이후로는 무엇이든 바라볼 때마다 내가 추구하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연속적으로 떠오릅니다. 매일 같은 것을 그려도 좋습니다. 그려도 지루하지 않다면 반복하고 또 반복하세요. 그리는 기분에 따라 계절 혹은 날씨의 변화 모든 것은 그림을 새롭게 합니다. 달라지는 마음 변화에 집중하며 그리세요. 스스로가 그린 모든 것은 바로 여러분이 찾는 또 다른 나입니다. 대상이 내 몸속으로 들어올 때까지 끝나지 않는 그리기는 다양한 이야기를 낳고 변화합니다. 하찮은 마음이 있을 수 없듯 당신의 그림은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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