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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온 Apr 02. 2024

질문을 참는 사람들

                                                                                                      사진: UnsplashJon Tyson


왜? 이유는? 의미는? 

인간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지만 대부분은 질문을 참는다

해봐야 불필요하게 따지기 좋아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현대 철학은 인간이 알 수 없는 본질적 질문들을 추방하고 

정해진 의미를 찾는 것은 오히려 주체적이지 못한 생각이라고 폄훼한다

오랜 주입식 공교육을 거치고 나면 더이상 궁금하지도 않게된다

'그게 밥먹여줘?' 

존재 이유를 묻던 위대한 인간은 

그렇게 밥 먹여주는 것만 찾는 동물이 되고 만다  

이유도 모를 현재에 충실하라는 조언만이 세상의 진리이다

현재에 더 재미있고 더 행복한 무언가를 

나의 욕망이 원하는 그것을 위해 사는 것이 자랑거리가 된다

나와 본질을 분리하여 생기는 이런 사상적 맥락 속에서 

인생은 표류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우리에게서 어떤 사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며

삶을 통해 그 사명을 다해야 한다

그 일을 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건강 수명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시간이 없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대체 불가한 퍼즐 조각이다

생김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며 그것을 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애초에 수동이고 능동이고 그런 상대적 개념 자체가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물이 곧 자연 그 자체이므로..

내가 나를 만들고 그렇게 하기로 한 작용을 해나가는 것이 삶일 뿐이다

정해진 것을 실현하면서 살다보면 그 존재가 가장 좋아하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흔들림 없는 진정한 행복이다

나와 다른 어떤 있지도 않은 분리된 본질을 상정하고 

나를 실존의 담장에 가두며 

삶의 정해진 의미를 찾는 것은 수동적인 정신 상태일뿐 애초에 그런 것은 없다며 

공통의 의미를 거부하고 각자의 욕망에 경청해야 주체적인 삶이라고 한다면 

이건 뭐 거울보면서 혼자 싸우는 정신병자라고 해야 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비판할 능력을 타고 났다

여기에 인간의 존재 이유가 있으나

이것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존재 이유를 폐기할 수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처럼 나와 본질을 구분하고 공격하면서 말이다

인간의 머릿속에 무수히 펼쳐지는 생각의 갈래에서 정말 걸어 가야할 길은 하나다 

그것을 찾는 것이 지혜이다

각기 다른 곳에서 출발해도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행처럼 

하나의 지혜를 위해 다양한 지식으로 두뇌를 발달시키는 과정이 진정한 교육이자 인간의 학습법이다 

단 한사람의 지혜로도 충분할지 모를 인간의 위대함이

당신에게서 깨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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