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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을 소개합니다.

너무나 다른 동생

by 신수현

우리 부모님은 원래 3남 2녀를 꿈꾸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들을 더 원하셨고, 나는 그 계획 밖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또 한 번, 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셨지만… 아주 작은 딸이 태어났다. 바로 내 동생이다.


동생은 유난히 작았다.

그런데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나와 동생, 그리고 작은언니, 셋이서 학교 가는 길을 함께 걸었는데, 마주 오는 중학교 언니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우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렇게 작은 아이가 학교에 다녀?’ 그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작기만 할 줄 알았던 동생은 어느새 내 키를 따라잡았고, 나는 다리가 길어 키가 클 줄 알았는데, 지금은 둘이 비슷하다.

동생은 막내답게 까불고 장난도 심했다.

말도 거침없었고, 엄마 아빠 앞에서도 조심하지 않았다. 그건 나와 너무 달랐다.

나는 감정보다 행동이 먼저였고, 말은 마음속에만 담았다. 그래서일까, 동생을 종종 때리기도 했다. 아주 자주, 가끔.


큰오빠가 결혼한 뒤 2층 양옥으로 새집을 지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방을 함께 썼다.

좁은 공간에서 튀어나오는 동생의 직설적인 말들, 그리고 동생보다 공부를 못했던 나는 늘 비교 대상이 됐다. ‘말도 못 하고, 머리도 나쁜 언니’ 나는 그렇게 비쳤던 것 같다.

동생도 어느덧 내 나이만큼 자랐고, 취업을 했다.

엄마의 바람은 어쩌면 우리 자매가 빨리 취업해 독립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큰오빠 내외가 집에 함께 살지 않았다면, 엄마는 우리를 조금 더 오래 곁에 두고 싶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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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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