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저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혹은 나만의 기록된 노트를 간직하고 싶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용돈기입장부터 시작하여, 열쇠가 달린 아름다운 다이어리, 그리고 학창 시절의 노트 필기까지, 저는 우등생보다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편이었습니다.
기록은 때때로 무의미한 습관의 연속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오늘 기록한 내용을 내일 다시 열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습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의 기록을 되짚어보거나, 일 년 전, 혹은 십 년 전의 노트를 열어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를 것입니다.
어릴 적의 용돈기입장은 저에게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용돈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필요한 교재비, 학습비, 수업료만 아버지께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간식을 사 먹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축제 같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명절 때 어른들께 받는 세뱃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년 제 생일보다 명절을 더 기다렸습니다. 밖에서 놀다가 세배를 하지 못해 세뱃돈을 받지 못하거나, 막내가 대신 세뱃돈을 받는 경우가 있을 때면, 조금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가계부가 없었지만, 농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가계부를 받아 1년 동안 빠짐없이 사용했습니다. 매일 기록하고 영수증을 붙이며 1년 동안 기록을 하였고, 가계부의 겉표지는 너덜너덜해질 정도였습니다.
누군가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고 왜 쓰냐고 묻기도 하며, 쓸 것이 없어서 기록할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 기록하고 주간 및 월간 집계를 내며, 지출 누계를 계산해 보면 헉! 헉하는 놀라운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기록은 단순한 기록 그 자체의 의미를 넘어, 어제의 일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기록하며 내일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저는 회계와 세금 신고 업무를 십여 년간 수행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출 영수증을 보관하고 통장에 기록된 내용을 파악하며, 꼼꼼히 기록하는 사람의 순이익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높습니다. 매년 11월이 되면 다음 해의 가계부를 구입합니다. 예전보다 두꺼워진 양장 케이스는 저의 눈길을 끌지만, 내용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계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기록하는 것이며, 개인이 바라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9세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30세가 되기 전까지 어머니가 월급을 관리하셨습니다. 월급의 50%는 매달 적금을 들었습니다. 현재의 사회 초년생들은 어떻게 50%를 적금할 수 있냐고 할 수 있지만, 젊은 나이는 선배가 사주는 식사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주거비와 생활비가 지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비는 늘어날 것입니다. 30세가 되었을 때 모아둔 적금으로 독립하였고, 당시 1500만 원의 전세 아파트에 거주하였습니다. 전세는 월세가 없으니 매월 지출되는 생활비를 무시하며 살았더니 카드값이 전세 보증금만큼 불어나 결국 원룸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월급날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잠시 부자가 된 듯한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고, 카드 명세서를 받고 현실을 자각하며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돈의 가치를 느끼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지출에 당황하며 돈의 무게를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돈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얽매이게 합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부족하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면서도, 돈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복잡한 관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머니로그는 바로 그러한 저의 고민과 성장의 기록입니다. 단순히 돈을 모으고 불리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머니로그를 통해 제가 경험한 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돈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돈에 대한 이야기를 터놓고 나누기를 어려워합니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금기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저는 솔직한 대화만이 우리를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머니로그에는 저의 실패와 후회, 그리고 작은 성공과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부끄러운 이야기도 있을 수 있지만, 솔직함이 독자 여러분께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꿈을 꿉니다. 어떤 사람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고, 어떤 사람은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돈을 쓰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꿈꾸기도 합니다.
이 머니로그는 단순히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넘어, 돈을 통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돈은 우리가 삶을 만들어가는 도구이자,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이 머니로그를 통해 여러분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돈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머니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함께 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때로는 위로를 건네고, 때로는 용기를 북돋아 주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 머니로그가 여러분의 삶에 작은 영감을 주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