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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욱 Jan 31. 2020

다이어트와 염분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올바른 염분 섭취를 통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염분이다. 어려서부터 한국인의 평균 염분 섭취량이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한국인의 밥상에는 발효하거나 절여서 만드는 반찬들이 많다. 김치나 젓갈이 대표적이다. 국물을 기반으로 한 요리들도 많이 있다. 설렁탕이나 갈비탕과 같은 요리는 본인의 기호에 맞게 소금을 넣는 형태이므로 특히 많이 넣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염분이 다량 포함된 음식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라’라는 말은 꼭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말이다. 이처럼 소금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할 때는 왠지 소금을 자제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는 소리를 살아오면서 많이 들었다. 선진국 아이들의 비만율이 높은 이유가 짭짤한 감자칩을 많이 먹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 본인이 살이 찐 이유가 짠 음식을 좋아해서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도 여럿 봤다. 이런 사람들은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 라면을 다 먹고도 국물은 안 먹는다. 국을 먹을 때도 건더기만 먹기도 한다. 소스를 다 먹으면 왠지 많은 양의 염분을 섭취할 것 같아서 웬만한 소스는 다 ‘찍먹’으로 먹는다. 그렇다면 염분은 정말 다이어트를 할 때 방해가 되는 것인가?


 2018년 하반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를 할 때는 염분을 거의 먹지 않았었다. 일단 염분을 얼마만큼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일정량의 야채로 식단을 구성하면서 염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당시는 다이어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두 달 정도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크게 짠 음식이 먹고 싶거나, 몸에서 나트륨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못 느꼈다. 그 당시에는 생 닭 가슴살이 아닌 시중에서 스테이크나 소시지 형태로 나오는 제품을 먹었다. 이 제품들에 약간의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었다. 과하지 않은 적당히 간이 맞을 정도였다. 가끔 뿌려먹었던 노 슈가(No Sugar) 케첩에 있는 나트륨도 있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2019년도 상반기에는 나트륨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깨달은 바가 크다. 상반기에 다이어트를 할 때도 시중에서 파는 훈제 닭 가슴살을 먹었다. 닭 가슴살만 씹기 힘들 때 칼로리가 적은 노 슈가 케첩이나 제로 칼로리 머스터드소스를 뿌려 먹었다. 그러면 조금 먹을 만했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대회를 3주 정도 앞두고 체력이 너무 떨어짐을 느꼈다. 하루는 등 운동을 하는 날이었는데 너무 컨디션이 안 좋았다. 트레이너 선생님께서는 컨디션이 안 좋은데 대 근육을 사용하는 등 운동보다는 팔 운동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팔 운동을 하는데도 컨디션이 안 좋은 건 똑같았다. 심지어 고무로 된 빈 봉을 드는 것도 힘겨웠다. 어쩔 수 없이 그 날은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푹 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쉬면서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여러 피트니스 관련 커뮤니티를 찾아보다가 염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내 식단에서 얼마나 염분을 섭취하는지에 대해서 체크를 해 봤다. 자세히 따져 보니 상당히 적은 양을 먹고 있었다. 또한 지나친 저염 식사와 완전히 염분을 제한하는 무염 식사는 신진대사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진대사가 떨어지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그 당시는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식단을 구성했었다. 그렇게 되면 인슐린의 분비량이 감소한다. 인슐린의 감소는 체내에서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킨다. 따라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면 나트륨은 더욱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트륨의 과다 섭취도 문제지만 매우 적은 양의 섭취도 우리 몸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로‘저 나트륨 혈증’이라는 질병이 있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서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항상성이란 체내의 전해질이나 수분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저 나트륨 혈증’은 80년대 초 남아공에서 육상 선수들에게서 발견된 현상이다. 멀쩡하게 달리기를 하던 선수들이 물을 마신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 얼마 후에 이 현상의 원인이 나트륨의 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몸은 땀을 흘릴 때 나트륨을 배출한다. 체내에 나트륨이 적어진 상태에서 물을 많이 마시면 어떻게 될까? 체내의 나트륨 농도는 더욱더 낮아지게 되면서 구토와 구역감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의식 저하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나트륨의 중요성을 깨닫고 염분 섭취량을 늘렸다. 컨디션이 회복됨은 물론 운동 수행 능력도 올라갔다. 다이어트도 속도가 붙었고 대회 전까지 만족할 만큼의 체지방을 걷어낼 수 있었다. 나트륨의 중요성을 깨닫기 전까지 나의 하루 총식단에 들어있던 나트륨의 총량은 1000mg이 채 안 되었다. 소스에는 염분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의도치 않은 저염 식단을 만들었다. 당시에 먹던 노 슈가 케첩은 100g당 1250mg의 나트륨이 들어있었다. 미국 농무부에서 권장하는 하루 총 염분 섭취량은 2300mg이다. 노 슈가 케첩을 넉넉잡아한 끼니 당 10g을 뿌렸다고 가정해도 그중 나트륨 양은 125mg밖에 안 된다. 이렇게 4 끼니를 먹었으니 기껏해야 600mg이었다. 다른 음식에도 미량 함유되어있었지만 모두 더 해봐도 굉장히 적은 수치이다. 미 농무부에서 권장하는 하루 총 염분 섭취량 2300mg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한국인의 평균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3900mg이라고 한다. 일반식을 먹을 때 보다 훨씬 적은 양을 섭취해 온 것이다. 신체에서는 분명히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이어트를 하는 직장인들이 염분에 대해서 가져야 할 올바른 생각은 무엇일까?


 주변에서 염분의 섭취를 줄였더니 살이 빠졌다는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소금을 적게 섭취하면 즉, 신체에 염분이 모자라는 상태가 되면 물이 빠져나간다. 체내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항상성을 맞추기 위해 수분을 내보낸다. 특히 우리의 일반식은 꽤 염분이 높은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저염식을 하게 되면 물이 급격히 빠져나간다. 이 상태에서 체중계에 올라가면 체중이 줄어있는데 이는 지방이 빠진 게 아니라 수분이 배출된 것이다. 단순히 체중만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 방법이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즐기기 위해서 오랫동안 저염식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반식으로 돌아오는 순간 수분을 끌어당기면서 체중은 빠르게 회복된다. 수분의 증가와 감소로 인한 체중의 변화에 속지 말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염분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염분을 섭취하면 우리 몸 안에 쌓여있던 노폐물이 배출된다. 이에 따라서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염분을 섭취하면 그만큼 갈증이 난다. 그래서 물을 마시게 되는데 마신 물의 양만큼 배출할 때 노폐물 역시 함께 배출된다. 염분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혈관 속에 지방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이 또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브라질에서 있었던 한 연구에 따르면 소금 섭취량이 하루 3g 이하일 경우 혈액 속에 지방이 축적된다고 한다. 소금 3g속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약 1200mg이다. 이는 비만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적절한 양의 소금을 함유한 음식 섭취는 지방이 혈관에 정체되는 것을 막아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 준다. 때문에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체중 감소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국내의 한 대학교 비만 과학 대학원에서 염분과 체중에 관한 실험 연구가 이루어졌다. 된장과 김치를 아예 섭취하지 않던 비만 여성들 4명에게 김치와 된장을 매일 섭취하도록 했다. 실험은 한 달 동안 진행되었고 놀랍게도 평균 6~7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낮아졌다. ‘다이어트는 힘들어야 다이어트’라는 생각에 일부러 극한의 상태로 만들 필요는 없다. 저염식이나 무염식보다는 적정한 양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세계 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최대 7g이다. 이는 완전하게 채우지 않은 한 스푼의 수저에 해당하는 양이다. 올바른 염분 섭취를 통해서 우리는 컨디션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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