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치기 전 날 재미있는 뉴스처럼.
아이가 아픈후에 여행 타령
한동안 아이가 아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충분히 낮잠 자며 휴식하게 하는 것, 집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는 것, 좋아하는 놀이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식사를 매끼마다 잘 챙겨주는 것까지... 누구에게는 가장 기본이고 쉬운 것이라 여길수 있지만 가정주부라는 역할이 아직은 어색한 나에게 어렵기만 한 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나의 일을 해나갔다.
그리고 슬금슬금 아이가 좋아지는 시점이 되자 시험기간이 되면 뉴스가 재미있듯이 여행 바람이 살랑살랑 불러왔다.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책을 읽어서일까... 아, 지금쯤 홍콩에 가면 어떤 공기일까, 싱가포르는 아직도 더우려나 생각이 되었다.
그리곤 생각했다.
나는 과연 혼자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할까?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왠지 아이가 없다면 그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와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아이 없이 비행기 티켓을 끊고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모든 일의 순서가 빠르겠지만, 아이가 나 없이 어떻게 지낼지를 생각하면 데리고 이동하는 게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또한, 아이와 어디든 함께 할 때 시너지가 더 클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어느새 7년도 더 된 과거형 이야기다.
남편과 결혼을 하기로 날짜를 잡아두고 혼자 호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휴가를 보내기가 어려워 혼자 일본, 홍콩... 등 안전한 나라 위주로 여행을 가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멀리 가보잔 생각이 들어 시드니에 살고 있는 친구도 만날 겸 시드니행 티켓을 끊고 떠난 기억이 있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도 보고 자연사 박물관도 방문했었다.
비행기를 타고 같은 나라 땅, 호주 안의 멜버른의 광활한 땅을 보고 얼마나 경이로웠는지...
또한, 우연히 들리게 된 박물관에서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보았다. 유아교육을 전공해 직접 체험해 보고 만져볼 수 있는 호주의 박물관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그 자체였다.
호주를 방문한 2016년도만 해도 한국에는 이러한 어린이박물관이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이곳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던지... 다음에 아이가 태어나면 꼭 이곳에 데리고 와서 함께 관람을 하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아이는 성장하고 보여주는 것은 그대로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지내고 있다.
해맑은 얼굴과 언어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이 시간을 저장해 두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니, 이 아름다운 아이와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드는 것은 어미로서 당연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