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성적인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이를 출산하고부터였다. 혼자 아이와 있어야 했고 그 시간을 잘 견디기 위해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아이를 데리고 동네 카페를 가거나... 동네에 누군가를 만나도 되었겠지만 코로나 시절이고 아이의 면역력이 약할 때라 조심스러웠다. 지인들이 종종 찾아오고 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도 했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공기가 나를 감싸 안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같은 불평도 글로 표현해 냈다.
그 시기에는 남편이 일로 바쁜 시기였는데 아버님도 폐암 판정을 받고 병동에 계신 때였다. 아버님 병환이 좋아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 고민했고 우리 모두 신경이 쓰던 때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님은 이듬해 아이가 백일이 조금 지났을 때 돌아가셨다.
이제 그 아이는 스스로 걷고 말하며 생각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면 하늘나라에 계신다고도 한다. 감사하게도 꾸준히 글을 쓴 덕분에 나는 에세이를 출간했고 첫 책이 나의 삶과 마음을 담은 책이라면 다음 책은 조금 덜 감성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엄마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빠로부터, "실은 엄마가 난소암이야, 지금 병원에서 검사 중이야"라고...
평소 건강관리를 끔찍이나 하고 검진도 정기적으로 받는 분인데...
나는 엄마에게 전화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겁이 덜컥 나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남편을 통해 상황이 흐르는 것을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