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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빛나 Oct 22. 2019

사람은 각자의 스타일을 입는다

누가뭐래도 주먹구구 생각대로 33(축복빛나)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계절을 경험할 수 있기에 좋다. 라고들 배웠고, 그렇게들 알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1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4벌의 옷이 있어야 하고, 못해도 빨래는 하면서 입어야 하니 기본적으로 8벌의 옷은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옷 구매에 지출이 생긴다.

그리고 4계절이 있으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몸은 적응하느라 노곤하거나, 짜증 나거나, 으슬으슬하거나 체온계처럼 반응을 한다.

그리고 3번의 옷장 정리를 해야 한다.(옷이 많다는 전제조건하에)

내가 20년을 살면서 입어온 옷의 스타일은 거의 80%가 일치한다.

사람의 스타일은 함부로 바뀔 수 없는가 보다. 매번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통해서 나의 분위기를 바꿔봐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도 전시된 옷들을 보다 보면 내 손에 들린 옷은 결국 내 옷장에 걸려있는 체크무늬 셔츠에 색깔만 약간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것이다.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는 주문을 걸고 집에 가면 또 후회할 걸 알면서도 지금 안사면 세상에 영영 없어질 것처럼 재빨리 사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매장을 나선다.

한 번쯤은 큰 맘먹고 오늘은 반드시 스타일을 바꿔보리라는 다짐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만족스럽게 들고 매장을 나선다. 마치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상상하며... 그러나 막상 내 옷장에 들어가면 그렇게 어색하고, 이상할 수가 없다.

아무리 눈에 띄게 두어도 내가 입으려고 하면 뭔가 어색한 느낌이다. 이러고 나가면 왠지 누군가 쳐다볼 것 같고, 수군댈 것 같다.

패션은 자신감이다. 혁신도 자신감이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누구에게나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새 익숙해질 것이다.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내가 만약 의류매장에서 판매원이라면 입구에 도난방지기를 설치할 것이 아니라, 스캐너를 설치해서 우리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의 의류를 단 1초 만에 스캔하고, 1초 만에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현재 우리 매장에 있는 의류들 중 비슷한 느낌의 의류를 추천해서 판매원이 들고 있는 태블릿에 리스트로 보여줄 것이다.

패션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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