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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 Jun 15. 2024

꿔바로우의 본고장, 하얼빈 6년 만에 여행하다!

비슷하면서도 꽤 다른 동북아시아 여행기

일어나자마자 엄마는 배가 고프시다면서 맛있는 식당을 찾아 떠나자고 했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 엄마는 중화바로크 거리에 있는 '장바오푸' 식당에 대해 얘기했지만, 거기는 10시 반에 열어서 그나마 일찍 여는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전부터 이 식당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몇 번 보곤 했는데 '100년 전통 꿔바로우집' 라오추지아보다 훨씬 맛있으며 다른 음식들도 맛있다는 평이 있었어서 중국 오기 전부터 저장을 했는데 여기는 무려 아침 8시 반부터 여는 것이었다.


원래 여행 때도 거의 8시에 일어났는데 반강제적으로 7시에 일어나서 씻고 8시 넘어서 발걸음을 향했다.


정말 오랜만의 중국거리였다. 하얼빈에서 교환학생을 했었던 나는, 시내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건 처음이었고 또 6년 만에 새로운 이 거리를 걸어보는 느낌이 들어서 마냥 들떠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꿔바로우 맛집, 벌써부터 사람이 많이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사장님이 몇 명이서 왔냐고 물어봤고 3명에서 왔다고 하고 자리를 안내해 줬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려고 했는데 문제는 그림이 없었다. 동생이랑 엄마는 그림이 없다면서 뭐가 뭔지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셨고 나도 메뉴판을 보긴 하지만 그저 꿔바로우랑 몇 개의 단어들만 들어올 뿐 너무 많아서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나는 그렇게 계속 쳐다보다가 사장님이 옆에서 아예 꿔바로우, 만두(샤오롱바오), 그리고 량피 이렇게 세 개의 음식이 잘 나가니 이렇게 아예 나한테 추천을 해주셨다. 그렇게 그냥 사장님의 이 집 시그니처 메뉴로 세 개를 시켜보고 부족하면 더 시켜보기로 했다.


1. 량피(拉皮)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량피'가 먼저 나왔다. 량피는 달콤 새콤한 땅콩소스에 오이와 당면이 기본으로 들어가지며 식당에 따라 고기나 기타 다른 재료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나는 고수를 좋아해서 고수를 빼달라는 얘기를 못했는데 고수가 기본으로 들어가지기도 한다. 맛은 당면자체가 부드러워서 오이와 먹으면 아삭함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며 땅콩소스가 같이 들어가져서 되게 톡 쏘면서 달콤함 하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모두가 꿔바로우를 먹으러 왔지만 량피에 반하고 갈 정도로 이 음식은 한국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2. 꿔바로우(锅包肉)

말해 뭐 해 꿔바로우... 정말 최고의 음식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꿔바로우, 이건 하얼빈에서 나온 음식이며 겉바속촉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밖은 엄청 바삭해서 asmr을 해도 될 정도이며 안에 고기는 꽉 차있으며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리고 먹기 전에 기침을 하면 그게 진정한 꿔바로우인데 이 집은 먹으려고 하는 순간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새콤달콤하며 이 집이 왜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겠는 게 먹고 나서 안 느끼하다는 점이다. 동생이 먹고 정말 맛있다면서 내가 오기 전부터 극찬했었는데 극찬한 이유를 알겠다는 순간이었다.


3. 만두,샤오롱바오(小笼包,包子,汤包)

이건 만두라고 적혀있었고 사실 샤오롱바오라고 적혀있지는 않았는데 먹어보니 샤오롱바오였다.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있었고 우리는 소고기로 시켰다. 다른 야채가 들어가 있지는 않았고 그냥 소고기와 고기 육즙이 우러 져 나오는 국물과 함께 만두 12개가 나왔다. 작은 게 있고 큰 게 있는데 우리는 12개짜리를 시켰다. 그리고 먹는 순간 뜨거운 국물과 함께 샤오롱바오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량피와 꿔바로우가 너무 압도적이지만, 샤오롱바오도 나쁘지 않았다.


중간에 사장님이 우리한테 오더니 맛있냐고 물어봤었고 어디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봤을 때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일본인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예전에 생각해 보니 베트남 호찌민 여행 때도 투어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아이가 나보고 일본인 아니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다. 우리는 유럽 나가면 중국인, 아시아권 국가 가면 일본인으로 오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그중에 또 많은 분들은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한국어 쓰는 거냐, 혹은 한국인인 줄 진작히 알았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게 밥을 든든하게 먹고 우리는 중앙대가 거리로 나섰다. 비가 추적하게 내려서 거리가 젖긴 했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나름 운치 있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Harbin 2025를 많이 볼 수 있는데 2025년에 하얼빈에서 동계 아시아게임이 개최된다고 한다. 벌써부터 홍보를 많이 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동계 게임이면 정말 하얼빈에서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인 친구가 추천해 준 밀크티집으로 향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말레이시아 여행에 있었을 때도 공항에서 얼핏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지인 친구가 여기는 핫하고 유명하다고 해서 한번 다시 가봤다.

들어오자마자 일단 카페든 식당이든 거의 중국은 QR코드를 스캔해서 주문을 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처음에 알리페이로 스캔을 했다가 안돼서 다시 카운터로 갔다. 그랬더니 카운터 직원이 여기서 직접 태블릿으로 주문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주문했다. 제일 괜찮아 보이는 보이차맛의 밀크티 2잔으로 주문했고 하나는 따뜻한 걸로 다른 하나는 차가운 걸로 주문했다. 하나에 16원이었다. 맛은 보이차 맛이 정말 강했고 향도 강했다. 다만, 엄마는 안에 펄이 안 들어가져 있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나도 그걸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밀크티는 나중에 먹기로 했다. 그래도 현지인 친구 말대로 유명해서 그런지 가게 안에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CHAGEE에서 보이차맛 밀크티까지 마시고 택시를 잡으러 갔다. 교환학생 시절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731부대로 향하기로 했다. 731부대가 주말에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예상이 되었고 어떤 분의 블로그를 보니 주말에 갔다가 줄이 엄청 길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했던 후기를 봤다.

도착하자마자 안 그래도 비가 오는데 731부대의 모습이 매우 부각되어 보였다. 들어가자마자 우리한테 중국어로 어떤 단어를 얘기하는데 아마 중국인들한테 신분증을 요구하는데 그 신분증도 중국어로 신분증이란 단어가 아닌 다른 단어를 얘기하길래 내가 여권으로 들고 왔다고 하니까 그럼 안에 들어가서 안내데스크에 등록해야 한다고 안내해 줬다.


그리고 이 직원은 무전기로 세명의 외국인이 들어갈 거라고 안에 직원분들한테 안내하기 시작했다.


들어가자마자 여권을 보여줘야 했고 여권번호랑 이름, 국적을 적는란이 있어서 열심히 적었다. 그리고 사진은 찍어도 되고 영상도 찍어도는 되나 짧게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는 알겠다고 하고 진짜 관람을 하러 가는데 갑자기 QR스캔하면서 든 생각이 여기가 무료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고 블로그에 봤었어서 물어보니까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한테 처음에는 현금 500위안의 보증금이 있냐고 물어봤었다. 그렇게까지 없다고 하면서 내가 가지고 온 돈 보여주니까 200위안이면 충분하다면서 200위안과 여권을 줬다. 참고로 여권도 같이 줘야 하니 꼭 기억하자! 그리고 현금 500위안까지는 아니더라도 200위안 정도는 챙겨서 오는 게 좋다.

전시장에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문구 '비인도적 잔학행위'가 보인다.

그리고 731부대가 어떻게 해서 시작이 되었는지부터 누가 만들었으며 가담했던 인물, 그리고 어떤 식으로 실험을 했는지 자세하게 나온다. 우리가 들었던 한국어 오디오는 우리가 직접 누르거나 할 필요 없이 전시관 한 곳에 가면 그곳에 맞게 알아서 오디오가 자동적으로 설명을 해줘서 좋았다.

절대 있어서도 안 되는 731부대의 생체실험. 동상실험과 모성애실험 등등 입에 담기 힘든 실험들이 너무 많아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국어 오디오로 들으니 실감도 많이 났고 확실히 와닿는 게 달랐다.

오디오 반납을 하러 갈 때 안에 경비원분께서 친절하게 안내데스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셨다. 반납을 하고 경비원분이 있었던 길로 다시 와서 밖으로 나갔다. 실외는 아직까지 건물들의 잔해가 남겨져 있었다.

쭉 둘러보고 나왔지만 아직까지 사과하지 않는 일본이 너무나도 이해가 안 되었다. 독일처럼 똑바로 사과를 하고 자신들이 이제까지 했던 죄들을 뉘우치면 지금 한-중-일 관계도 이렇게까지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그저 나의 바람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를 않길 바랄 뿐이다. 이 731부대를 보면서 느낀 것이 이런 짓을 정말 인간이 할 수 있는지, 인간도 아닌 벌레, 아니지, 쓰레기, 아니 쓰레기가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전시관을 쭉 둘러보고 나오면서 갑자기 어느 중국인 한분이 나한테 정문이 어딨는지 아냐고 물어봤다. 정확하지 않아서 우리도 돌아서 왔다고 얘기했고 아마 지금 있는 곳의 맞은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가던 길을 가는데 갑자기 또 어떤 중국인 여자 두 명에서 나한테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똑같이 나한테 중국판 인스타 '샤오홍슈'에 나와있는 731부대의 후기와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문이 어디냐고 또 물어봤었다.


그러면서 나한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고 나는 이제 자동적으로 한국인이라고 대답을 했다. 어떻게 중국어를 이렇게 잘하냐면서 또 나의 이력을 얘기했더니 또 어쩐지라는 표정과 말과 함께 같이 이야기하는 와중에 정문에 다다랐다. 그랬더니 여기가 정문이라면서 고맙다고 하고 인사를 갔다. 졸지에 외국인이 현지인한테 731부대의 정문을 알려주고 있다니 너무나도 웃겼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정문에 도착을 했고 비는 계속 오고 춥다 보니 점심은 훠궈를 먹기로 했다. 훠궈집은 현지인 친구가 추천해 준 맛집으로 갔다. 사실 현지인 친구도 하얼빈에서 태어나서 대학도 하얼빈에서 나왔지만 워낙 하얼빈이 크고 또 식당들이 많기 때문에 어플에서 평이 좋았던 훠궈집을 보고 이 집이 높아서 추천해 준 거라고 한다. 내가 서울 식당이 많아서 대만친구가 물어봤을 때 네이버로 찾아서 알려주듯이 말이다.


도착하자마자 똑같이 몇 명이 왔는지 물어봤고 앉았는데 문제는 직원분의 동북사투리가 너무 심해서 못 알아 들었다는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단어로 유추해 가면서 설명했지만 서로 못 알아들어서 옆에 직원들도 엄청 웃고 서로 웃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못 알아듣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당연히 사투리를 쓰니까 못 알아듣는 게 당연하다. 왜냐면 이제까지 말이 안 통하지 않고 다 통했고 이 직원분만 안 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켰던 훠궈탕과 고기와 야채들이 나오는데 양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았다. 너무 많이 시켰나 싶었지만 어차피 야채여서 다 먹을 거라고 엄마가 말했다. 특히 저 양배추가 너무 맛있었다. 중간에 고기가 부족해 다시 시켰는데 남자직원이랑 말을 하다가 우리가 시킨 배추를 갖다 주면서 이 배추가 동북에서 자란 배추라고 설명해 줬다. 동북배추는 정말 차원이 다르게 크고 달고 맛있었다. 그러면서 남자직원이 중간에 식당의 시그니처메뉴를 추천해 줬지만 우리는 너무 배부른 관계로 고기까지만 시키는 걸로 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마장소스를 가지러 가러 동생이랑 같이 갔는데 벌써부터 옆에서 직원아주머니가 재료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거는 식초고 이거는 마장소스고... 그러다가 동생이랑 뭐담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한테 남자직원과 여자직원이 웃고 있고 엄마도 웃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가서 확인해 보니 뭔가를 설명을 해주는데 당연히 엄마는 중국어가 안되니 웃고 있었고 직원들도 이게 형식적으로 와서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엄마는 "no chinese"라고 하니 그 모습이 서로 너무 웃겼던 것이었다.


도착하자마자도 예를 들어 일본으로 치면"이랏샤이마세~" 하듯이 여기도 똑같이 사람을 반기고 재료나 음식에 대해 설명해 주고 가끔씩 영업도 하는 그런 일들을 식당에 시켰는지 엄마한테 가서 말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 와중에 동시에 동생도 소스를 담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동생은 대충 알아차렸고 그래도 이분의 일이어서 그런지 우리가 담아도 되었지만 또 옆엣 우리를 위해 산자무침같이 보이는 거를 많이 담아서 우리에게 줬다.

훠궈탕은 나는 처음에는 맑은 국물을 원했는데 그게 결국 여기서는 토마토와 다른 야채가 들어가는 빨간색국물이 여기 식당에서는 안 매운 훠궈탕이었고 그리고 하나는 매운 마라맛의 훠궈탕, 그리고 중간에는 버섯 같은 게 들어간 훠궈탕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탕으로 맛을 볼 수 있었다. 마라맛이 맵고 중독성이 있었지만 우리는 끝내 너무 매워서 안매운탕에다가 고기와 야채를 넣었다.


그러나, 먹다 보니 매운기가 가시지 않아 우리는 훠궈에다가 담갔던 야채들을 이제는 한국식으로 쌈을 싸 먹기 시작했다. 훠궈가 쌈으로 둔갑하기 시작했다. 배추가 싱싱하고 맛있기 때문에 훠궈에다가 고기를 담고 그 고기를 꺼내 야채에다가 마장소스를 싸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 아닐 수가 없다!

여기는 차 같은 음료수도 있지만 수박도 있어서 입가심으로 수박을 먹었다. 그렇게 마무리를 하니 너무나도 배불러서 아무것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

이렇게 배부르게 먹었는데 204위안이 나왔다. 알리페이로 200위안 이상 계산을 하게 된다면  수수료가 나가게 되는데 이때 6위안 정도 추가되어서 총 210위안으로 계산이 되어서 나가졌다.

사실 여기로 온 이유는 다른 체인점들도 있었지만 유독 이체인점에 온이유는 내가 2017-2018년까지 총 1년 동안 다녔던 흑룡강대학교가 지하철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바로 있기 때문에 먹고 들르려고 했었다. 게다가, 나는 먹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이 훠궈집 앞에 바로 지하철이 있어서 택시를 잡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흑룡강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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