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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Apr 01. 2024

처음 읽는, 고흐-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고흐는 고흐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천재 화가, 광기, 권총 자살,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 이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그 이상을 말하라고 한다면?


더는 모른다.

고흐는 알지만 고흐를 모른 채 그렇게 살아왔다.


고흐 그림은 많이 봤지만 고흐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은 없었다.


나는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 고흐 그림도 직접 봤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충격적이었다. 

영상이나 이미지로만 볼 때와 달리 실물의 그림은 '물감의 두께'가 놀라웠고 그 때문인지 방금 고흐가 붓질을 마친 듯 생동감이 있었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은 직접 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기회가 있다면 고흐 그림을 보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작년에 한국에서 열린 '영국 내셔널 갤러리 전-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서 고흐의 그림을 봤다.


생각해 보면 유명 작가 중에서는 실물의 그림을 많이 보았으면서도 고흐에 대해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요즘 시리즈로 읽고 있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고흐>>를 읽었다.

https://www.book21.com/book/book_series.html?series_no=83

이 시리즈는 정말 좋다.

단순히 정보나 연대기의 나열이 아니라 작가들이 직접 발로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쫓으며 쓴 글이다.

문득 생각날 때마다 한 명씩(한 권씩) 읽고 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실제 그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 


내가 잘 몰랐던 고흐의 마지막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본다면, 고흐는 권총자살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희한하게도 배에 쏘았다고 한다. 나는 왜 당연히 머리에 쏘았다고 생각했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가 배에 권총을 쏜 그 몇 시간 동안을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요즘이라면 cctv도 있었겠지만.

그러니 진짜 그가 배에 스스로 총을 쏘았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쏘았는지 미스터리라고 한다.

고흐조차 "내가 쏜 걸로 하지요."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총을 다루는데 미숙한 청소년의 실수라는 추측도 있다고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고흐의 자살을 부정하려는 뜻이 아니다. 

고흐라는 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기 위함이다.

고흐는 목사가 되려 했던 사람이다. 광기라는 단어가 더 지배적인 고흐라 이 사실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수 있다. 그리고 탄광에서 전도사 생활도 했다고 한다. 고흐는 노동자들과 함께 했고 그들을 그리기도 했다.


생전에 고흐는 돈도 없었고 또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모델을 구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니 그가 돈을 지불하지 않는 모델들을 많이 그릴 수밖에 없었고 창녀나 노동자들이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고흐는 미쳤다고 하기엔 짧은 인생 동안 몇 백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바로 이 사실이 그가 광기의 인간이 아니라 진정 예술가라고 할 수 있는데, 작품이 팔리지도 인정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렇게 꾸준히 그릴 수 있었던 그의 예술가적 실천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그의 노란색이 '앱생트'라는 독한 술에 의한 착시 현상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내가 도쿄에서 고흐전을 보았을 때 그는 선명한 노란색을 내기 위해 바탕에 보라색을 먼저 칠했다고 한다.

실제 작품을 보면 노란색 바탕에 다른 색들이 칠해져 있어서 사이사이 보라색이 보인다. 


2010년 도쿄의 고흐전에서 고흐의 증손자 그리고 고흐와 이름이 똑같은 '윌리엄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이 증손자가 고흐와 꼭 닮았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진 않고 관리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받았던 사인

고흐가 베르메르에게 보낸 편지에

노란색과 오렌지 색이 있어서 푸른색이 더 아름답다

라고 썼다고 한다.

어쩌면 고흐의 노란색은 그 노란색이 주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푸른색을 빛나게 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그동안 이런 수많은 고흐와 스침이 있었건만 한 번도 고흐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제야 고흐에 관해 읽어본 책. <<반 고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4618400

반 고흐를 추천한다. 

다시 읽는 고흐가 아니라 내겐 처음 읽는 고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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