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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라 Dec 04. 2020

12대를 이어 부를 누린 가문의 비결

최부잣집의 가르침

 “부자 삼대(三代) 못 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조선 후기 300년간, 12대를 이어 부를 누린 가문이 있다. 



 바로 ‘경주 최부잣집’이다.

 “최부잣집 땅을 안 밟고는 경주 일대를 지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부자였던 경주 최씨 가문은 단순히 재산을 늘리는 데 급급하지 않고 덕을 함께 베풀어 주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제1대 최진립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동생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고,

 12대 당주 최준은 가문의 모든 재산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자금으로 사용했다.

 해방 후에는 교육사업으로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몇 백년을 이어온 부자 가문이 재산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가히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오랜 기간 경주 최부잣집의 명성을 이어온 비결은 뭘까?



유대인의 자녀교육처럼 최부잣집만의 특별한 가르침이 있는 건 아닐까?


최부잣집 가문이 오랫동안 지켜 온 가훈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다음은

1) 집안을 다스리는 제가(齊家)의 가훈인 육훈(六訓)과

2) 자신의 몸을 닦는 수신(修身)의 가훈인 육연(六然)의 내용이다.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

 

       六訓    여섯가지 교훈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 당쟁에 얽매이지 말라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 사회에 환원하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 인정을 베풀어라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 착취하지 마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 솔선수범, 근검절약하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 상부상조하라        




      六然         자신을 지키는 지침

         

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처인애연(處仁靄然)

남에게 온화하게 대하며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 마음을 맑게 가지고    


유사참연(有事斬然)

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    


득의담연(得意澹然)

성공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하고    


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히 행동하라    





 공통점은 ‘겸손함’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이 창시한 긍정심리학은 겸손함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인이라고 본다. 겸손함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을 존중하게 해주며 삶의 경이로움을 새롭게 발견해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업가 빌 스완스가 정리한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에는 ‘웨이터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했다.


 대기업들의 갑질 파문과 불매운동에서 보듯 겸손함은 회사를 망하게도 하고,

 오뚜기의 경영철학에서 보듯 겸손함은 회사를 살리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고 회사를 살리고 부(富)를 부르는 기본 덕목은

 타인에게 무례히 행치 아니하는 겸손함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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