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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라 Dec 10. 2020

난독증이었던 그가 수능만점을 받은 비결

feat. 한번이라도 모든걸 걸어본적 있는가

 


 중졸의 학력으로 막노동꾼으로 일하며 두 아들을 키운 남자가 있다.



 가방끈이 짧은데다 난독증으로 공부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공부를 결심하게 된 건, 두 아들 때문이었다.


 큰 아들은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자퇴를 했고, 작은 아들은 건강상의 문제로 학교를 자퇴했다.

 어려운 형편 탓에 사교육은커녕 아이들을 돌봐줄 시간도 없었다. 

 결국 두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공부를 시작하기로 한다.


 중학교 졸업 이후 공사장에서만 일해오던 그가 책을 보기란 쉬운 게 아니었다. 

 “글씨가 녹아내려 제대로 읽거나 쓰기 힘들고 글자나 사물의 순서를 거꾸로 인지하기도 합니다.

난독증이라는 건 2009년에야 알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저 ‘학습 부진아’나 ‘저능아’로 불렸지요.”    


 그에게는 IMF때 망한 경험도 있었다.

 먹고 살기 위해 구두라도 닦으려고 구두통을 만들어 추운 겨울 서울역에 갔다.



 3일째 구두 한 켤레를 못 닦아 밥을 굶었다. 일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구두통 위에 구두가 딱 올라왔다. 

 구두 위로 눈물이 쏟아졌다. 혹시나 얼어붙을까봐 얼른 닦아냈다. 3일 굶은 정신에, 감사한 마음에 신들린 듯 구두를 닦는데 손님이 말했다. 당신처럼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그는 그 때 깨달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지금까지 잘못 살았다는 걸 알았죠.
그 전에는 노력해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젊을 때 고생은 했지만 노력은 하지 않았던 거에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열심히 사는 게 아니었어요.”    



 구두를 닦던 그 마음으로 공부를 하는데 사람이 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나다를 알고 책을 읽게 되었다. 주유소, 공사장 등에서 단순 노무직 일을 하며 하루에 5시간에서 10시간까지 EBS교재를 보며 공부에 매달렸다. 같은 책을 100번도 넘게 읽었고, 자신이 이해한 만큼 두 아들에게도 가르칠 수 있었다. 


 수능공부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수능 기출문제를 7번 풀어 7번 모두 전과목 만점을 받은 노태권씨의 이야기다. 아이들 수준에 맞추어 교재와 문제지를 만들고 가르친 결과, 큰 아들은 서울대 경영학과 4년 장학생으로, 작은 아들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수석으로 입학한다.






 누구나 타인보다 자신에게 관대한 법이다.

 기대와 결과가 다르면 으레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어'라고 자기위안 삼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말,


 최선을 다한 걸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유도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는 경기를 마친 직후 승리의 비결을 묻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4년 전에는 죽기살기로 했어요. 졌어요. 
지금은 죽기로 했어요. 이겼어요.
이게 답입니다." 





 저물어가는 2020년이 던져주는 질문.


  "지금이 나의 최선일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이란 자기 노력이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

- 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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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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