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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라 Jan 02. 2021

820명 중 59등의 의미

Why not the best ?

모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의 말이다. 


사진과 내용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회장님은 직원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이라도 하면 해당 부서장을 호출합니다. 

그리고 지갑에서 현금(수표)을 전부 꺼내 주면서 직원을 격려하라고 말하지요.

물론 돈이 얼마인지 세어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세지 않고 건네 준 현금이 얼마의 금액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직원 격려 등으로 수표를 사용하면

비서실에서 다시 정해진 금액을 보충해 드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장님에게서 현금을 받은 부서장들의 행동은 같지 않다는 것이 비서실장의 경험이다.

다수의 부서장은 비서실장에게 "어제 회장님이 주신 돈으로 가족을 격려하고, 

장례까지 잘 마쳤습니다"라고 보고하는 것으로 끝이다. 


그런데 일부 부서장의 보고는 좀 다르다. 

"어제 회장님이 450만원을 주셨는데,

병원비에 300만원, 장례비에 95만원을 지출하고, 

55만원이 남았습니다"라고 하며 영수증과 함께 남은 돈을 반납한다. 


비서실장이 전달받은 그대로 회장님께 보고 드리면, 

회장님은 "그 친구 참, 철저하구만..."하고 웃고 만다. 


하지만 이 순간이 그가 장차 임원 승진 후보자로서의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격려금 전달이라는 작은 일 처리를 보고 회장님이 그 사람의 신뢰도를 측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서실장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차기 임원 승진심사 때가 되면 

신뢰를 얻어 1차 관문에 통과된 사람들을 거의 탈락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3개월쯤 지난 후에 

"그 사람 요즘 어찌 지내? 한번 알아 봐"하고 비서실장에게 지시한다. 


비서실에서 비밀리에 알아보면

승진에 탈락한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이다. 

불만을 갖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이를 조사 후에 "박 부장은 전혀 불만없이 활기차게 직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하면,

회장님은 "그래?"하고 말한다. 


임원 승진 2차 관문에 통과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것은 회장님은 박 부장과 같은 사람을 다시 남들이 다 싫어하는

한직이나 기피부서 예컨대 시리아 건설 현장 같은 곳으로 발령을 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1년쯤 지나면 회장님은 다시 비서실장에게 묻는다. 

"거, 시리아로 간 박 부장은 요즘 어찌 지내? 비공개로 알아 봐"


조사 후에 "박 부장은 현지에 불만의 소리가 전혀 없으며,

직원들과 관계도 좋고 업무 성과도 좋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 승진심사에 상무로 발령 내고 본사로 불러들여."


3차 관문까지 통과되어 진정으로 회장님이 신임하는 임원이 되는 순간이다. 


작은 일이라도 매순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그 노력을 평가받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미국 스탠다드 석유 회사의 점원이었던 아치볼드라는 사람은 유난히도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다.

그의 애사심이 어느 정도였느냐면, 호텔에서 숙박계를 쓸 때에도 자신의 이름 대신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 석유"라고 자기 회사의 석유 가격과 회사명을 쓸 정도였다. 

그리고 누구와 대화할 떄에도 "한 통에 4달러 스탠다드 석유"라는 말을 먼저 한 후 용건을 이야기하곤 했다.


이 소문은 사장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장 록펠러는 이 애사심 깊은 평사원을 직접 불러 식사를 함께 하며 감사를 표했다.

후에 아치볼드는 록펠러의 뒤를 이어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의 사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록펠러 센터


물론 기독교계에서 전파된 위 예화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화의 진위 논란은 차치하고, 앞서 언급한 이야기들의 메시지는 일관된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의 자서전 <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에 보면 

카터의 인생을 바꾼 일화가 나온다.



해군 대위였던 지미 카터가 잠수함 요원 선발 면접을 볼 때의 일이다. 

면접관인 리코버 대령은 카터에게 해군사관학교에서의 성적을 물어보았다. 

성적이 좋았던 지미 카터는 우쭐한 기분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저는 820명 중 59등을 했습니다” 


카터는 면접관의 칭찬을 기대했으나, 돌아온 질문은 예상과 달랐다.

 “최선을 다했는가?” 


잠시 멍해진 카터는 뇌리에서 잠시 생각을 떠올리고 나서 항상 최선을 다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면접관은 잠깐의 침묵 후에 지미 카터를 쳐다보고서는 그의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Why not the best?)”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Why not the best)” 

이 질문은 이 후 지미 카터의 인생의 가치관이 된다. 

그리고 이 질문을 평생의 가치관으로 삼은 지미 카터는 면접 후 잠수함 요원으로 선발되었고, 

조지아 주 상원의원을 거쳐 39대 미국대통령까지 역임하게 되었다. 


2020년을 마감하며.

내가 일들을 되돌아본다.

"최선을 다했는가"

2021년 새해를 맞이하며.

한정된 시간과 자원속에 

단 몇 가지만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 마태복음 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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