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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Jun 14. 2024

The 8 show 더 에이트 쇼

* 아직 시청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줄거리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8 show는 <머니게임>, <파워게임>을 섞어 다시 제작되었다.


연출/감독: 한재림

극본: 한재림 

스트리밍 플랫폼  : 넷플릭스 


웹툰: 배진수  <머니게임>, <파워게임>

웹툰 플랫폼: 네이버

장르  : 스릴러, 블랙코미디, 드라마

( 웹툰 리뷰는 담지 못했습니다. )


드라마퀸  11번째 작품 감상 이야기 :  더 에이트 쇼 ( The 8 Show)


고민해 볼 문제 : 작품성, 대중성, 자극과 재미

자극이 결코 재미는 아니다. 그저 그들이 그렇게 이끌 뿐, 힘없는 대중은 그렇게 끌려갈 뿐.


드라마 속에 한 작가가 등장한다. 

그 작가는 작품성을 추구하고, 제작자는 재미가 최고라며 작가의 작품에 퇴짜를 놓는다. 그들 대화중에 작가는 그런 말을 한다. 

"관객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이 작가는 후반에 관객에게 메시지도 전하면서 적당히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작품을 썼고, 그 제작자는 흡족해한다. 시즌 2 제작도 넌지시 제시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실제 감독들이 재미를 강조하는 제작자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혹은 '재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할리우드 작품이 순수예술 작품이 아닌 팝콘 뮤비만으로도 거대자본을 만들어냈듯이 현시대 한국의 많은 제작자들도 <오징어게임>의 뒤를 이을 다음 히트 작품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갈등하는 작가나 감독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여 마음이 안타까웠다. 


현실의 실제 작가가 어쩌면 그런 고민 속에서 만든 작품이 The 8 show가 아닌가 싶다. 

불편한 진실과 메시지를 담아 관객이 생각할 화두를 던져줌으로써 그들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대중적인 요소와 자극적 요소를 섞어 상업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자극만으로 관객을 끌지 않으리라는 작가의 자존심도 있어 보인다. 


감독(작가)은 사람을 죽이는 자극적인 장면은 넣지 않았다고 인터뷰했지만, 극단적인 자극을 카메라에 담아 눈으로 보여주지 않았을 뿐 관객은 그 모든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피 묻은 장면만이 자극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예술성, 대중성, 재미와 자극, 철학과 유흥을 고민하고 갈등하던 차에 만들어진 결합체가 이 The 8 show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작가는 작가로서의 철학과 양심을 챙겼고, 제작자는 자본을 챙길 수 있다. 

(오징어게임만큼은 아니지만 넷플릭스에서 한동안 인기 있었다.)


누가 맞고 틀린 게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작품성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다. 

누군 땅 파서 돈이 나와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제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시청자들이 불법다운으로 본다면 제작자는 결국 망한다. 곧 우리의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던 분야의 질은 떨어지고 결국 도태되다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매일 심각한 다큐멘터리만 보라 한다면 난 더 이상 티브이를 켜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매일 한 반찬만 먹고살겠는가. 

수입과 상관없는 작품성만 따지면 다음 작품을 제작하기 힘들기에 가난한 감독으로 생을 마감해야 하고, 상업적으로 돈을 벌려면 대중에게 선택받기 위해 일반적인 재미를 떠나 서로 경쟁하듯 점점 더 자극적인 작품을 제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은 불편한 진실과 심오한 철학 이야기는 관심이 적다. 이미 일상에서 받는 많은 스트레스로 그저 팝콘 뮤비가 필요할 뿐이다. 그런 대중들에게 피에로와 같은 작품만으로 시선을 끌다 보면 점점 더 자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고 제작자 또한 그들을 무시하는 행위가 맞다. 왜? 돈줄로만 보는 거니깐. 

이렇게 생각하면 악순환으로 꼬리를 물고 돈다.


지금 대중들은 이미 수준이 높다. 그들은 팝콘 뮤비만 바라는 건 아니다. 밥과 김치만 먹는 게 아니듯 대중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원하고 때와 기분에 따라 리모컨으로 보고 싶은 작품을 클릭할 뿐이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최고 히트작들은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들이기도 하다. 어떠한 심의가 없다 보니 인간의 본성이 분출하듯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가끔은 우리나라 엄중한 심의 속에서 제작되었던, 안전한 퀄리티를 유지한 채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왔던 시기가 좋았던 거 같다. 드라마나 영화 작품들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 정신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극을 제공하고 당장에 들어오는 수익만 쫓다 보니 먼 미래를 이어갈 다음 세대 아이들의 정신은 어른들이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심지어 그 부모들조차도.

( 미국에서 <오징어게임>을 봤다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폭력과 자극에 과잉노출된 아이들의 정신은 안정적이지 않고, 그런 아이들이 커서 결국 총을 들고 학교나 쇼핑몰로 뛰어드는 건 아닌가 싶다 > 


좋은 작품도 중요하지만, 제작자의 양심과 대중의 퀄리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아야 할 듯하다. 

미디어 관련 종사자들이 고심하고 있을 만한 주제들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본성과 불편한 진실

일단 The 8 show는 하드코어에 가깝다. 그런데 그 자극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가령 자극적인 베드신이나  발톱손톱을 빼는 등의 잔인한 장면 혹은 살인 장면이 없다. 사이코는 있을지언정 사고사도 있을지언정 오랜만에 OTT드라마 중 살인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 그 안에 존재하는 계급사회의 병폐를 철저히 요약시켜 해학적으로 풀었다. 하드코어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그 드라마 시청자들 또한 자극에 노출되어 버렸다.  


The 8 show는 오징어게임과 비슷한 듯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데, 엄청난 부를 가질 수 있는 기회로 집단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는 내용은 오징어게임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인간의 내면에 좀 더 집중하고, 그 본성을 탐구한다.  

8이라는 숫자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90도가 되면 무한대를 의미하는 로고가 나오는데 소름 돋았다. 인물들은 선과 악 사이에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다. 동료를 이용하는 이기심, 이익을 위한 배신이나 와중에 정의를 지키는 사람등 사악과 선함, 폭력과 비폭력,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참가자들은 갈등을 겪는다. 


실험용 쥐처럼 박스에 넣고 그들을 재미 삼아 보는 '누군가'들은 철학적으로 생각하면 마치 인간사를 들여다보는 신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보면 인터넷 뒤에 숨어서 마우스만 눌러대며 별풍선을 쏘는 사용자들 같다.  


이 모든 건 세상의 축소판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신랄히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그 자본의 중요함 또한 크다.

시청하면서 연신 실제 먹이사슬 구조가 오버랩되고, 이정재 주연의 <오징어게임>과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가 떠올랐다. 

거짓이 아닌 원초적 본성과 인간들의 이기심, 사악함, 정의감과 사랑 등 모든 감정들이 사회적 법과 규율 없이 다 쏟아져 나온다.  


이 세상에 법과 규율, 관습이 없다면 인간세상은 저런 식으로 난장판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두려움 마저 들었다. 하드코어적인 자극도 있지만 인간과 그 본성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시리즈다.  

동시에 그러한 자본주의, 계급주의 안에서 고통받고 사는 인간의 이야기가 무한대로 이어질 수 있음 또한 암시하기에 소름 끼친다.  


재미있는 작품이 관객을 무시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아무런 메시지도 없이 자극적인 요소와 시청자들의 시선만 홀리는 요소를 재미라고 포장하며 제작된 미디어 작품이 관객을 무시하는 쓰레기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똑똑한 대중은 그런 작품에 시간과 감정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은 여러 불편한 진실들을 생각하게 하면서, 비주얼적으로 디자인도 잘 되었고 미니멀하면서도 볼거리 풍부한 시리즈 작품이었다. 오히려 재미는 살짝 덜어내고, 고발, 철학, 해학적이고 자극적인 작품인 거 같다. 

<오징어게임>은 재미와 자극, 비주얼적인 요소로 제작되어 인기 있었고, 시리즈물을 끝내고 나서는 잊었다. 

그런데 <The 8 show>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이상한 시리즈 같지만, 마친 후에도 줄곧 불편한 마음으로 생각과 생각을 거듭하게 하는 시리즈물이다. 




작품 개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만큼 인생의 바닥에 있는 사람이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돈으로 환산되며 인생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듯 하지만, 이상한 룰이 있는 세상과 단절된 곳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스스로 게임룰을 찾아가며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원하는 시간 동안 그곳에서 생존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가벼운 재미로 시작하지만 결국 꾸미지 않은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고, 극은 자극적인 일들로 번져간다. 그런 자극적인 일들을 할수록 시간은 올라가고 더불어 주어지는 돈의 액수도 올라가며, 그곳을 탈출하고 싶은 사람과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사람의 방해 속에서 이야기는 이어간다. 

캐릭터마다 그 성격이 명확하고, 어쩌면 그 캐릭터들이 관련 집단을 대표하는 건 아닌지. 물론 이야기 초반에 각 층은 본인의 선택이다. 


캐릭터/ 배우 이야기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명확한 인물 구성이다. 마치 인간 전체를 이 여덟 개의 캐릭터로 분류한 듯하다.  

8층 - 송세라 (배우 천우희)

유일하게 이 게임을 즐기는 광녀다. 최상위층 8층에 있고 게임의 중요한 점을 인지하거나, 게임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에 잠시 그녀가 '누군가' 중 하나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였다. 온갖 명품을 사고, CCTV로 각층을 관찰하며 사람들의 고통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다. 지능도 높다. 그녀는 알고 보니 인정받지 못한 행위예술가였고, 몇백억을 가지고 퇴실했으나 자신을 거절했던 미술관을 포클레인으로 부숴버려 그것을 배상하느라 재산을 탕진하고 감옥에 갔다. 가장 많은 돈과 유리한 기회를 가진 최상위층이었지만, 현실에 나오자마자 본인의 선택으로 인생이 이전보다 더 나빠진 모습이 의외로 흥미로웠고, 그녀의 캐릭터에 부합하는 행위였다.    

 

7층 - 유필립 (배우 박정민)

등장인물 중 가장 지적이고 분석적이며 냉철하다. 문제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배신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나 적어도 의리와 양심이 있는 지식층의 대표로 보인다. 마지막에 제작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The 8 show 원고를 보여주며 그의 이야기가 필름으로 제작될 것을 암시한다.  


6층 - 태석 (배우 박해준)

조직 폭력배인 줄 알았으나 그는 전직 야구선수로 도박혐의로 은퇴 후 중고차 딜러를 하던 중이었다. 괴팍하고 난폭한 성격에 8층 최상위층 곁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한다. 그 또한 거액을 가지고 퇴실하나 어쩌면 가장 불쌍한 캐릭터 중 한 명 일지 모른다. 5층의 복수로 그는 고자가 되었고, 8층의 배신으로 허리가 부러졌다. 장례식에 화환만 보냈기에 그 후 그의 행적은 상상으로 마무리가 된다. 나쁘고 야비하더라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큰돈만 번다면 무조건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큰 교훈이 되는 인물이다.


5층 - 문정 (배우 문정희)

모두 잘 지내자는 평화주의자로 사람들을 챙기는 천사 같은 순수한 주부 캐릭터다. 그런데 의외로 남성과의 관계에 관심도 많은 모습을 보이며, 술을 제작해 마시는 등 의외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그녀로 인해 잠시 답답한 사건이 벌어지나 결국 그녀가 멤버를 도우며 상황을 해결한다. 잘 나가는 병원 원장 아내였지만 불륜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이 파탄 났다.    


4층 - 김양 (배우 이열음)

눈치가 빠르고, 기회를 보며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 붙는 박쥐형 인간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아이돌 준비를 실패하고 백화점 주차 요원으로 일하다가 동기들에게 무시당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아부도 하고 똘마니 행세도 자처하나, 필요하면 배신도 하는 인물이다. 최상위층에 붙어 기생하는 부류다. 


3층 - 배진수 (배우 류준열)

현시대에 가장 많은 평범한 캐릭터다. 적당한 욕망과 적당한 이타심도 있는 중산층의 대표 캐릭터다.

큰돈을 벌고 싶어 모든 재산과 사채까지 빌려 투자할 만큼 욕망이 있으나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지인만 믿고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사채빚에 쫓긴다. 결국 투신자살을 생각하다가 The 8 show에 참가하게 되었다.

앞서가는 것도 아닌 뒤떨어지지도 않고, 꼬이지도 않았지만 귀여운 욕망은 잠재되어 있는, 이도저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이자 극의 중심인물이다. 

   

2층 - 춘자 (배우 이주영)

등장인물 중 가장 싸움을 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 삐딱한 모습과 표정, 반말과 다혈질 같은 모습이지만 알고 보면 불의를 못 참고, 약한 이를 돕고 대신 뛰는 등 의로운 모습을 보인다. 택배기사로 나오나 6층보다 더 나은 싸움실력을 가진 걸로 보아 경찰 지망생이었거나 혹은 체대출신이 아니었을까,,라는 그녀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의롭고 정의로운 인물이 6층과 8층으로부터 가장 눌림을 당하고 고통받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1층 - 노상국 (배우 배성우)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는 가난한 서커스 단원. 딸의 병원비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고 그 보험금을 받길 원해 차로 뛰어든다. 그때 The 8 show에 초대된다. 착하고 정직한 듯 짠한 캐릭터지만, 그의 본성에도 잔인함과 본인의 이익을 위해 거짓된 행동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있다. 딸을 위해서 돈을 더 벌어야 하기에 탈출하자는 이들을 묶어놓고 시간을 벌고자 한다.  정직한 본인의 개인기로 시간을 좀 더 벌어보자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그른 선택이었다. 

가장 낮은 층에서 거기다 불편한 다리로 인해 더러운 오물을 맡는 굴욕적인 일도 자원하고, 정의로운 2층으로부터 도움도 받고, 굽신거리며 착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 누구도 모르게 6층의 발톱을 뽑고 4층의 치아를 뽑는 등 복수하는 방법이 놀라웠다. 억울하게 짓눌린 채 사는 계층의 한풀이하는 방법일 수 있지만, 그 야비한 모습으로 인해 결국 전혀 상관없는 7층이 다리에 총을 맞는다. 이 캐릭터도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의미 있는 캐릭터라 생각한다. 


디자인 이야기 - Space, Props, Costume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미니멀한 콘셉트이다.  특히 스튜디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단은 8명을 잇는 중요한 장치로 강한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다. 계단이 있는 한 벽면은 뉴욕 MOMA의 모던한 인테리어를 연상케 하는 공간 구성으로 뚫린 공간과 창을 연상케 하는 빛, 그림자들이 남은 공간을 메움으로써 빈 공간과 실제 공간의 구성이 잘 어우러져 있다.   

물이 없는 풀장, 작은 회전목마, 플라스틱 음료가 전시된 상점들... 프렌치 서커스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기이한 가짜 세계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의 의상도 흥미롭다. 한 장의 셔츠에 주머니나 넥타이등이 선으로 심플하게 그려져 있다. 모두 같은 유니폼인 듯 하지만, 나름 인물 개성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다. 가령 파워풀한 2층은 오토바이 쟈켓, 이지적인 7층은 양복, 서커스 단원이었던 1층은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다. 일률적인 듯해 보이지만 디테일이 다른, 유니폼인 듯 아닌 이 의상들은 대중의 공통된 모습과 같은 룰 속에서 각자 본인의 작은 개성을 표현하고 사는 모습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억눌르고 있는 다른 층과는 달리 최상위층 8층 만은 매번 다른 디자인과 색상의 명품옷과 가방, 신발을 착용한다. 그녀만의 뚜렷한 개성이 넘친다.   


각 방의 모습도 차이가 난다. 층수에 따라 벌어들이는 액수 차이가 크고, 방사이즈와 심지어 천장 높이마저 다르다. 각 방에는 화장실도 없고 아무 물건도 없어 처음부터 모두 장만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방 밖으로 들고나갈 수 없는 룰이 있으므로 배설물조차 방에 쌓아 두어야 한다. 

(검정 봉투가 화면에 보이면 배변 냄새가 나는듯한 것은 기분 탓일까요. ^^)   


드라마퀸 평가:  

이미 현실은 골치다. 

하루종일 힘든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혹은 종일 잠 못 자고 육아에 시달려 퀭해진 엄마 아빠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도 야위어가는 통장잔고를 보는 청년들은 잠시 다른 세상에 여행을 떠나는 용도로 미디어를 켠다. 그런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재미를 보기 위함인 거지 자극적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재미와 자극, 순수 작품성과 상업성, 대중이 원하는 것과 그에 대한 오해 등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별점:   별 네 개



* 사진 사용에 문제가 될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리뷰글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이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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