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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Feb 16. 2024

너희를 응원해

오늘 큰아이가 다니는 방과후학교에서 언니오빠들의 졸업식이 있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생활하는 이곳은 초등학교 6학년 졸업 전, 이곳의 졸업식을 먼저 맞이한다.


학기 중에는 2시부터 6시까지. 방학중에는 10시부터 6시까지.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생활한다.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에 여기에 있는 아이와 부모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 그곳을 이제 졸업하고 떠나는 날이다.


내 아이는 이제 2학년. 졸업이 아직 3년이나 남았음에도 떠난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 아직은 먼 일이지만 졸업식 장소에 가는 내내 내 일인 듯 감정이입이 되었다. 남의 결혼식에 가서도 신부보다 더 먼저 눈물이 터지는 감정 푼수라 다른 생각을 일부러 하며 마음을 떨쳐내며 참석을 했다.


4학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세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11살 아이들이 최고 형, 언니로 1년을 멋지게 책임졌고, 이곳에 있는 4년 동안 서로 얼마나 싸우고 울고 양보하고 배려했을지 그들이 보낸 시간을 알기에 대견하다고 축하한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들을 떠나보내는 교사도

1년 혹은 3년을 함께 지낸 동생들도

이곳에 보내며 내 아이를 잘 놀고 잘 싸우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애쓴 부모도

아쉽고 축하하는 마음이 같기에 졸업식을 진행하는 내내 여기저기 훌쩍거리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이제 아이들을 볼 수 없지만

여기서 배운 많은 삶들을 계속 꺼내보기를ㅡ

공부도 해야 하지만 세상에는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기를ㅡ

너희를 늘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기억하기를ㅡ

그걸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너희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아가고 있는 거라는 걸 한마음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아이들이 함께 부른 노래 <꿈꾸지 않으면>을 들으며 이 노래를 부르고 듣고 자라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하네
아름다운 꿈 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린 알고 있네 우린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이제 졸업을 한 아이들은 이 노래처럼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했 듯 계속 꿈꾸고 배우고 자신의 길을 갈 것이라 믿는다. 그 길이 비록 순탄치 않고 매섭겠지만 그렇더라도 4년 동안 축척된 마음들이 아이들을 잘 이겨내도록 도와주리라 생각한다.


끝은 시작이기에

너희들의 내일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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