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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혜진 작가 Apr 29. 2024

3년 만에 두 번째 책이 나왔다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

20년 11월 첫 번째 책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책을 펼쳤다>를 출간했다. 생전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크게 떠드는 날이라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를 알고 싶어 쓰기 시작한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나 자신도 자신이 없었던 터라 책이 나왔음에도 한 1주일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책이 나왔을 때 바짝 움직여야 이리저리 홍보가 될 텐데, 목소리도 작고 나서지도 않는 내가 무슨 책을 써서 스스로 긴장감을 자처하는 건지 이 상황이 모순적이어서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내가 이 글을 어떻게 쓰게 되었고, 어떤 시간을 통해 썼고,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 조금씩 선명해지자 움직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확신이 서는 순간에 말이다.


지난주, 두 번째 책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가 출간되었다. 출판사에서 저자 증정본을 집으로 보내주었고 토요일 책을 실물로 받을 수 있었다. 산뜻한 분홍색 표지에 포근한 일러스트 그리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책이한 손에 잡혔다. 글쓰기라는 자칫 무겁고 지루한 영역이 제목과 표지 덕분에 가벼워 보였다.


첫 책을 냈을 때와 두 번째 책을 냈을 때의 감정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첫 번째는 작가라는 이름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다면 두 번째 책은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았다. 이미 3년 동안 북토크, 글쓰기 모임, 글쓰기 강의를 통해 책을 쓴 사람으로 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첫 번째보다는 무뎌진 마음에 웃음이 났다. 그 마음이 이내 이제는 내 업이 되었나 싶은 안도감을 들게 했다.



책을 쓰는 과정은 재미있고 즐겁기도 하지만 지루하고 어렵고 막막한 시간이 훨씬 많다. 어떤 출판사가 픽을 해줄까, 이 분량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목차를 만들 수 있을까, 책을 더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의 기획서를 쓰는 순간부터 글로 분량을 채우고 이 글이 좋다고 책으로 내고 싶다고 하는 출판사를 찾아 도장을 찍고 마지막으로 나온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 손에 닿게 하는 일까지-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정말로.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고 자처해서 이 시간을 겪음에도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들이 매번 있다. 


그런데 나는 왜 자꾸만 이게하고 싶을까.


-

출판사에서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았다. 식상한 대답을 하고 싶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했지만 결국 나에게 글쓰기는 거울이라는 뻔한 답을 하고야 말았다. 누군가 왜 글을 쓰냐고 묻는다면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써야겠다고 생각이 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쓰고 난 후의 개운함 때문에 글을 쓴다. 엉켜있는 생각을 하나의 단어와 문장으로 써놓고 나면 얼마나 심플해지는지.. 거울이라는 단어보다 더 그럴싸한 말을 찾고 싶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경험한 것을 그대로 꺼내놓으니 그저 거울처럼 나를 그대로 보고 느끼고 확인할 수 있는 게 글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쓰고 있고 내가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첫 책을 낼 때보다 지금은 이 과정이 조금은 일이 되었고 이제는 써야 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도 인식하고 있기에 책 출간은 두근거리는 이벤트이면서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책을 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일이 버거움보다는 즐거움이 크기에 나는 여전히 써나가려고 한다. 쓰는 일이 지겹고 지칠 때까지 말이다.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는요, 

5인의 작가가 자신의 글쓰기 경험을 통해 겪은 과거-현재-미래까지의 경험과 생각을 엮은 글쓰기 에세이예요.



글쓰기에 대한 의미, 가치

첫 문장을 시작하는 방법

지속하는 글쓰기 등

글쓰기의 시작과 쓰는 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늘도 쓰는 사람들 5명의 작가와 함께 글쓰기를 시작하고 함께 쓰실 분은 꼭 읽어보세요. 저희의 진심이 읽는 분들에게 닿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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