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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ul 27. 2022

프리랜서 3개월 차, 크몽 탐색기

다양한 삶의 모양을 위한 고민들

퇴사한 지 3개월이 지났다.


한 번도 살아가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유익하다. 내가 선택한 삶의 모습이어서 그런지 더욱 마음에 든다. 당장 6개월 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만 비교해봐도 많은 것이 변했다. 조직에 속한 직장인이 아닌, 다양한 일을 자유롭게 해 나가는 프리랜서는 아무래도 다르다.


가시적으로는 출근하는 장소가 없고, 이동이 없기 때문에 딱히 꾸며야 할 이유는 없다. 생각해보니 출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꽤 되더라. 그런 시간이 줄어들고, 모이니 나를 위한 시간이 늘어났다. 그래서 요즘은 아침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을 보낸다. 1시간이 안 되는 시간을 꾸준히 챙겨보니 항상 불안하기만 했던 마음도 다잡게 되었다. 일하는 환경은 어떤가? 북적북적한 사무실에서 불편하고 이기적인 사람들과 일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된 이유 중에 가장 중요했던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혼자 일하는 것이 마냥 정답은 아니다. 나 역시도 협업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의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능률을 올려준다. 그래서 그런지 더 많은 것들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일하는 환경이 바뀌니 생각의 변화는 자연스러웠다. 짧은 삼십여 년의 시간 중에 가장 나 자신을 잘 알게 된 요즘이다. 소속되지 않고 내 이름만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벅차면서도, 가장 불안하다. 그래서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떨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한지? 재미를 느끼는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줄지은 질문들에 머리를 싸매며 답을 찾다 보면 선명해지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 낯선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 모습도 내 모습이니 반가이 맞이한다.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루틴이다. 9 to 6의 패턴을 잃지 않으려 신경 썼다. 퇴사한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아파서 응급실에 간 것을 빼곤 늦잠 잔 적이 거의 없다. 급한 프로젝트로 밤을 새우는 일이 있어도 다음날에는 부리나케 일어났다. 7시에서 8시 사이에 일어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식사 시간도 제시간에 챙겼다. 운동은 최소 일주일에 3회 이상, 인사이트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많이 덜어냈다. 쉬는 것도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의도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정말 말 그대로 내가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 진짜 내 삶에 주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진득하지 못해도 괜찮다.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에밀리 와프닉의 <모든 것이 되는 법>에는 ‘다능인(Multipotentialite)’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말 그대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실 하나의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한다. 금방 싫증을 느끼고 지루해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의 이런 모습이 장점인지도 모르고 살았다. 꽤 위로받은 책이었고, 프리랜서 생활에 앞서 용기를 얻게 된 책이기도 하다.


다능인도 성격에 따라 4가지 정도로 유형이 나뉘게 된다. 몇 가지 직업 영역을 오가며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그룹 허그’ 유형, 두 개 이상의 파트타임이나 직업으로 흔히 말하는 N잡러에 해당하는 ‘슬래시’ 유형,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 후에 사이드 잡을 갖는 ‘아인슈타인’ 유형, 단일 분야에서 몇 달 혹은 몇 년 일한 후 새로운 일로 바꾸는 ‘피닉스’ 유형. 프리랜서들도 큰 범주에서는 다능인데 속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정의하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가 쉽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룹 허그' 유형에 가까운 것 같다. 지금 하는 일을 보면 교육 관련 프로젝트 일을 하면서, 디자인과 글쓰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작가로 불리기에 아직은 이르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며 멋진 일들을 해내고 싶다. (참고로 필명 ‘유월'은 ‘있을 유’에 ‘넘을 월’을 쓴다. 꾸준히 나의 벽을, 경계를 넘고 싶다)






대부분에서 자유롭기에 상당 부분은 책임을 통감한다. 당장의 수익이 그렇다. 프리랜서도 일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면 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 역시도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막상 내가 프리랜서가 되어보니 일은 다양한 곳에서 온다.


가장 먼저 제안받았던 채널은 SNS를 통한 협업 제안이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하고 있는 나는, 인플루언서는 아니다. 그냥 나의 생각과 일상들을 기록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콘텐츠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정말 개인적인 것들을 기록 중이다. 대부분은 보고 들은 것(독서, 영화, 연극, 뮤지컬, 전시회, 유튜브, 음악 등), 공부하는 것(디자인, Tool, 브랜딩 등) 등 다양한 것들을 담고 있다. 직업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개인 프로젝트로 작업한 것들을 업로드한 것이 꽤 있는데, 그것을 보고 작업 의뢰를 주신 분들이 꽤 있었다. 또 교육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보니 교육 관련 프로젝트 제안도 해주셨다. 생각보다 SNS를 통해서 파트너를 찾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연락 오는 것을 기다릴 수는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프리랜서는 내 삶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 그렇기에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하게 정의 내리고, 나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것이 프리랜서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4건, 단기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당장 몇 달 뒤의 수입은 확실치 않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이 든다.






감사하게도 프리랜서, N잡러들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안정화되었고, 보장되었다. 단순히 일과 연결해주는 것 이상을 넘어선 가치를 보이는 곳도 보인다. 여러 플랫폼들을 고민하다 ‘크몽(Kmong)’을 나의 다음으로 선택했다.


2012년 6월에 설립하여 누적 회원수 218만 명, 평균 만족도 98.6%, 누적 거래건수 305만 건 이상, 의뢰인 181만 명 98.6% 만족, 100만 건 이상의 거래 분석을 통한 TOP 2% 전문가의 Prime 서비스, 기업 아웃소싱 전담 매니저 연결, 안전한 거래 시스템, 500개 이상의 카테고리, 전자책과 VOD, 강의 및 컨설팅까지. 기업은 숫자로 판단하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나를 위한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에 나를 찾는 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크몽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노하우를 PDF 형식으로 판매하는 전자책 카테고리였다. (VOD 형식의 강의도 마찬가지다)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며칠간 집중한다면 꽤 괜찮은 하나의 수입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어떤 노하우를 수익화시킬 수 있을까? 노하우라 함은 필승법과 같은 히든카드인데, 나에게는 어떤 노하우가 있을까? 여러 가지 소스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것들이 정말 수익이 될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고민해봐야겠지만, 일종의 무용담으로 끝날 수 있는 것들이 수익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다. 역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멋지다.


이외에도 크몽을 탐색하면서 나에게 꽤나 유익할 것 같은 콘텐츠를 많이 발견했다. 대부분 How to에 관한 내용이다 보니 뭐든 재밌어 보였다. 최근에 디자인 Tool 공부 중인데, 몇몇 콘텐츠들은 꼭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찜해둔 것도 있다.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은 쉽지만, 그들의 전문 역량을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크몽을 알아보는 시간은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혼자 일 할 수 있지만, 혼자 일 할 수 없다. 모순적이게도 내가 느낀 프리랜서의 삶은 그렇다. 아마 앞으로 노동시장은 더욱 그렇지 않을까. 개인적이지만 조직적인, 느슨하지만 빽빽한, 익숙하지만 이질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크몽 #프리랜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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