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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ul 29. 2022

사랑은 한 끼 식사 같은 것일까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배부르게 한 끼 먹은 것 같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며칠 밥을 먹지 못한 걸인처럼 사랑을 갈구한다. 나만 배고픈 것이 아닌지, 주변에서 굶주림에 지친 신음소리가 가득하다. 식탁에 반찬은 가득하지만, 내 마음을 채우는 사랑은 없는 건가. 젓가락을 들었다 놨다 고민되는 밥상이다. 



장자는 마음이 죽는 것만큼 큰 슬픔은 없다고 했다. 육체의 죽음보다 먼저 오는 것은 마음의 죽음이라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주 마음이 죽은 사람을 만난다. 표시 내지 않으려 과식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저 사람의 허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고민하게 된다. 



편식하지 말라며 등짝을 때리는 엄마의 손길에서 헛헛함이 느껴진다. 내 등짝을 내리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고기반찬이라도 나오는 날엔 마음껏 먹고 싶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진 않아 맛없는 나물 반찬만 깨작거린다. 



나는 이따금 밥상 앞에 앉아 치열한 젓가락 싸움에 동참한다. 싸움 앞에 어찌 평화를 논할 수 있겠느냐마는 사랑하며 이별을 동시에 생각하는 모순적인 나의 삶도 고민해 본다. 



받고 싶은 사랑만 받을 수 없는 것 또한 사랑인데, 주고 싶은 사랑만 줄 수 없는 것 또한 사랑인데 나는 어떤 사랑을 해왔는지 고민이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사랑이었는지, 근사한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 같은 사랑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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