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 맘껏 슬퍼하기
그게 어려운 세상이라지만
그래서 우리는 해내야지요
꼭 울어야 할 필요는 없단다
밝은 옷을 입고 고운 꽃을 준비하고
자꾸 멍해지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사무치게 좋은 때에 너답게 갔구나
그 처연하고 큰 눈으로
우리집에 왔고 걔네집도 갔지
새하얗게 웃어줬지 짠한 농에도
계속 둘이 손 잡았어야지
사랑의 접촉면을 키웠어야지
누가 보든 말든 당황하지 않고 말야
생과 사는 하나라서
우린 지금도 함께하는구나
그래서 네 이름을 명단에서 빼지 않았다더군
같은 이름으로 같은 마을로
같은 숨으로 같은 밥으로
영과 얼로 지내다가
내 때가 오면 새로이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