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수 Sep 24. 2024

제때 떠난 네게

슬플 때 맘껏 슬퍼하기

그게 어려운 세상이라지만

그래서 우리는 해내야지요


꼭 울어야 할 필요는 없단다

밝은 옷을 입고 고운 꽃을 준비하고


자꾸 멍해지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사무치게 좋은 때에 너답게 갔구나


그 처연하고 큰 눈으로

우리집에 왔고 걔네집도 갔지

새하얗게 웃어줬지 짠한 농에도


계속 둘이 손 잡았어야지

사랑의 접촉면을 키웠어야지

누가 보든 말든 당황하지 않고 말야


생과 사는 하나라서

우린 지금도 함께하는구나

그래서 네 이름을 명단에서 빼지 않았다더군


같은 이름으로 같은 마을로

같은 숨으로 같은 밥으로

영과 얼로 지내다가

내 때가 오면 새로이 만나자




작가의 이전글 나를 취약하게 만드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